영국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 최종후보에도 올라
  • ▲ 5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 ⓒ골든글로브 시상식 공식 홈페이지
    ▲ 5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 ⓒ골든글로브 시상식 공식 홈페이지
    영화 '기생충(Parasite)'이 한국영화 최초로 할리우드 주류 영화인들의 잔치로 여겨지는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OSCAR)'에서 본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기생충'이 '전미영화제작자조합 시상식(Producers Guild of America Award·PGA)'과 '영국아카데미 시상식(British Academy Film Awards)' 최종후보로 이름을 올리면서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지에서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과 '주제가상' 예비후보로 선정된 '기생충'이 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 등에 최종후보로 오늘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카데미 시상식 본선에 진출할 최종후보작은 오는 13일(현지시각) 발표된다.

    '기생충', PGA 우수제작자상 후보

    다음달 9일 개최되는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앞서 열리는 전미영화제작자조합 시상식과 영국아카데미 시상식은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 불릴 정도로 수상작(자)들이 아카데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전미영화제작자조합 시상식의 경우 지난 30년간 '우수제작자상'을 받은 작품 중 70%가 아카데미에서도 '작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전미영화제작자조합은 현지시각으로 7일 '1917' '포드 브이 페라리(Ford v Ferrari)' '아이리시맨(The Irishman)' '조조래빗(Jojo Rabbit)' '조커(Joker)' '나이브스 아웃(Knives Out)' '작은 아씨들(Little Women)' '결혼이야기(Marriage Story)'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등과 함께 '기생충'을 우수제작자상 후보 명단에 올렸다. 시상식은 오는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팔라디움(Hollywood Palladium)에서 열린다.

    봉준호, 쿠엔틴 타란티노 등과 수상 경쟁

    영국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는 같은 날 각본상‧감독상‧외국어영화상‧작품상 최종후보로 영화 '기생충'을 호명했다.

    '각본상'은 '기생충' 외에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이야기' '나이브스 아웃' '북스마트(Booksmart)' 등이 후보로 선정됐다. '감독상'은 '1917'의 샘 멘더스(Sam Mendes),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조커'의 토드 필립스(Todd Phillips),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등 쟁쟁한 감독들이 모두 후보에 올랐다. '외국어영화상'은 '기생충'을 포함해 '더 페어웰(The Farewel)' '사마에게(For Sama)' '페인 앤 글로리(Pain and Glory)'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Lady on Fire)' 등이 후보로 선정됐다.

    '기생충'은 지난 6일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Golden Globe Awards)'에서 '더 페어웰' '페인 앤 글로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을 제치고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어 영국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영화 중에선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제71회 영국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영국판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알려진 영국아카데미 시상식은 아카데미·골든글로브 시상식과 함께 영·미권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힌다. 매년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 개최돼 아카데미의 '판도'를 점치는 잣대로 간주된다. 제73회 영국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달 2일 영국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Royal Albert Hall)에서 열린다.

    '기생충', 전 세계 영화제·시상식서 127개 부문 수상

    '기생충'은 지난해부터 각종 해외 영화제와 해외 시상식에서 잇단 낭보를 전하며 '국산영화'의 저력을 과시 중이다.

    '기생충'은 지난해 ▲제72회 칸국제영화제(5월) ▲제66회 시드니영화제(6월) ▲제37회 뮌헨영화제(6월) ▲제72회 로카르노영화제(8월)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9월) ▲제57회 뉴욕영화제(9월) ▲제43회 상파울루국제영화제(10월) ▲제30회 스톡홀름국제영화제(11월) ▲제50회 인도국제영화제(11월) 등 53개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됐다.

    이 가운데 ▲제72회 칸국제영화제(황금종려상) ▲제66회 시드니영화제(최고상) ▲제72회 로카르노영화제(엑설런스 어워드 송강호) ▲제15회 판타스틱페스트(9월·관객상) ▲제38회 벤쿠버영화제(9월·관객상) ▲제43회 상파울루국제영화제(관객상) 등 15개 이상의 영화제에서 각종 트로피를 수상했다.

    '기생충'은 영화제 외에도 수많은 해외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 수상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생충'은 지난해 10월 이후 ▲전미비평가위원회(외국어영화상) ▲뉴욕비평가협회(외국어영화상) ▲LA비평가협회(작품상·감독상·남우조연상 송강호) ▲필라델피아비평가협회(외국어영화상) ▲워싱턴DC비평가협회(작품상·감독상·외국어영화상) ▲시카고비평가협회(작품상·감독상·각본상·외국어영화상) ▲제9회 호주아카데미(작품상) ▲미국영화연구소(AFI 특별언급상) ▲전미비평가협회(NSFC 작품상·각본상) 등에서 주요 부문상을 휩쓰는 저력을 과시했다.

    미국 영화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IMDB(www.imdb.com)'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 세계에서 열린 각종 영화제·시상식에서 무려 175개 부문 후보로 올라 총 127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기생충'은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에 이어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7번째 장편영화다. 이 영화에서 봉 감독은 기존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은 허를 찌르는 상상력에서 나온 새로운 이야기로 인간애와 유머, 서스펜스를 넘나드는 복합적인 재미를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30일 개봉해 누적관객 10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흥행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