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복 김진홍 최병국 권영빈 이문열 공동대표… 박관용 노재봉 권성 고영주 윤증현 등 1236명 참여
  •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국민통합연대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국민통합연대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황교안 대표를 향해 “사장하던 사람이 갑자기 노조위원장으로 변신한들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겠나”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한국당의 '우향우 경향'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홍 전 대표는 또 당내에서 ‘험지 출마 요구에 불응하는 중진들은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온 데 대해 “정치 ABC도 모르는 멍청한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재야 시민단체 ‘국민통합연대’ 출범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예전에 YS(김영삼)와 DJ(김대중)가 민주화운동하면서 단식하고 머리에 띠를 맬 때는 ‘메신저’와 ‘메시지’가 일치가 되니까 국민들이 감동을 받아 따라갔다. 그런데 지금 한국당 지도부 행태를 보면 메신저와 메시지가 불일치한다”며 “사장했던 사람이 갑자기 노조위원장으로 변신한들 국민들이 받아들이겠냐”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또 “요즘 돌아가는 걸 보면 경쟁자 다 쳐내고 자기 혼자 독식하겠다는 건데, 한국 정당사에 없던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선을 앞두고 당이 지나치게 ‘친황(친황교안) 체제’로 간다는 일각의 비판을 토대로, 황 대표의 당 운영방식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원인이 뭐였나. 당이 쪼개진 원인이 뭐였나. 독식하다 그리된 게 아니냐”라며 “(한 사람이) 정당을 독식하려다 폭망한 게 4년 전 총선인데, 하물며 당에 없던 사람들이 모여 30년 정당을 독식하려고 덤비니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중진 험지 출마론’에... “황교안 대표부터 모범 보여라”

    특히 홍 전 대표는 당내 쇄신 움직임에 따른 ‘중진 험지 출마론’에 대해서는 “황교안 대표가 먼저 모범을 보이라”고 강조했다. “본인이 강북 험지에 출마 선언을 하고 난 후, 영남이나 본인 고향에서 3~4선 했던 사람들에게 험지에 출마하라고 해야 설득력이 있지, 본인은 아무 것도 안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전부 험지에 나가라는 건 맞지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최근 당 공천기획단에서 출마 권고에 불응하는 중진들의 공천 배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선 “정치 ABC도 모르는 멍청한 주장”이라고 힐난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대표급은 전략지(험지)를 출마하라”고 한 총선기획단 소속 이진복‧전희경 대변인을 콕 집어 “이진복이 저게 3선 맞나 그런 생각을 했다”며 “전희경이나 박완수는 초선이니까 모를 거다. 그런데 컷오프(공천 배제) 시키려면 현역 의원이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역이 아닌 원외 인사들에 대한 컷오프를 하려면 지역 여론조사에서 꼴찌해야 가능하다. 아무런 이유 없이 당내 경쟁자를 컷오프시키는 것은 위법”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공천기획단이 그런 일을 감행한다면 탈당도 고려하나’라는 질문에는 “적어도 최소한의 상식이 있다면 그런 짓은 못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국민통합연대 출범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보수우파 통합’이라면서 친이‧비박계만 ‘바글’

    한편 이날 출범한 국민통합연대는 친이(친이명박)‧비박(비박근혜)계 인사가 주를 이루었다. ‘보수우파 통합’이라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사실상 ‘반황(반황교안) 체제’의 구축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보수 진영 인사 1236명이 참여하는 국민통합연대 공동대표는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김진홍 목사, 최병국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권영빈 전 중앙일보사장, 이문열 작가 등 5인이 맡는다. 원로자문단으로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 노재봉 전 국무총리, 권성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고영주 변호사, 김경한 전 법무부장관,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여한다.

    이밖에 전직 의원으로는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경률‧안형환‧조전혁‧최병국‧현경병‧홍준표 전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현직의원 중에서는 권성동‧김성태‧장제원‧주호영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으나, 발기인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국민통합연대 창립준비위원장에 이어 중앙집행위원장을 맡게된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은 이날 “우파진영이 정권을 찾아오기 위해선 보수가 단합하고 품격을 좀 갖춰야 하지 않겠나. 국민들이 볼 때 ‘보수가 나라를 제대로 이끌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 그런 기반을 확장해 가기 위해 오늘 이런 연대를 출범한다”고 했다.

    공동대표를 맡은 이문열 작가도 “이런 대회나 정치적 자리에 한 번도 나온 적 없다”면서 “여태 작가로서, 혹은 문인으로서 내 삶을 결정했지만 이제는 붓을 던지고 창을 들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 나라가 이대로 더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