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인사들 일제히 유감 표명…대북 기조 전환 촉구
  • ▲ 2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창원 반송시장에서 4.3보궐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시장상인에게서 국화빵을 주문한 황 대표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모습. 임혜진 기자
    ▲ 2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창원 반송시장에서 4.3보궐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시장상인에게서 국화빵을 주문한 황 대표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모습. 임혜진 기자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참담한 결과"라며 대정부 비판 공세를 이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도 힘을 잃은 만큼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교안 "참담한 결과, 북한에 대한 환상 버려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3일 경남 창원 성주사를 방문해 "우리와는 아무 상의도 없는 북한의 일방적인 철수는 참담한 결과다. 이게 이 정부가 북한에 그렇게 정성 들인 결과인가"라며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냉철하게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4.3 보궐선거 강기윤 창원성산 국회의원 후보 지원을 위해 창원을 찾았다.

    황 대표는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냉철하게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연락사무소 철수는) 북핵 문제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안위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가 이 정부의 첫째 목표가 돼야 했다"며 "그러면서 그동안 정부는 일방적으로 북한에 끌려가면서 국제사회와 미국의 입장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 국민들에게 큰 우려를 드렸다"고 했다.

    홍준표 "대북 정책 기조 전환해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간 북측의 위장 평화 공세였다는 게 이젠 명확해 졌다"며 "1년 전 제 말이 아직도 막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계속 북을 짝사랑하는 문 정권이 측은하다. 대북 정책의 기조를 전환해 이젠 미국을 비롯한 자유 우방과 함께 가라"며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북한 김정은은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에 뺨 맞고 대한민국에 화풀이하고 있다"며 "아직도 청와대와 문 대통령은 제대로 된 현실 인식도 못한 채 중재자니 촉진자니 망상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 "중재자는 커녕 당사자 노릇도 못해"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서면 논평을 통해 "북한의 연락사무소 인원 철수에 대해 청와대는 '이미 통일부를 통해 충분히 입장을 전달했다' '할 말이 없다'고 둘러댔다"며 "정부는 미북 간 중재자는커녕 남북 간 당사자 노릇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긴장 완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며 "문재인 정부는 백척간두의 현실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고 했다. 

    친여 성향의 야당들도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는 매우 유감"이라며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난기류가 쉽게 가시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속히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 상황 악화를 막아야 한다"며 "북한의 조속한 복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하루속히 정상 운영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심히 유감이다. 북한은 이번 결정을 조속히 철회하고 복귀하기 바란다"며 "우리 정부는 상황을 명확히 파악한 후 당황하고 있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정부의 신중, 신속한 대응을 주문한다"고 했다.

    한편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철수를 일방 통보한 다음날인 23일 '새로운 눈으로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남한)은 자주성도 없이 강도나 다름없는 미국을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남조선은 미국의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문제 처리를 해본 적이 없고 상전의 강도적인 요구에 대해 얼굴색 한 번 흐려보지 못하고 소리도 제대로 내본 적도 없으니 응당 그렇기도 하다"면서도 "미국은 남조선을 수탈대상, 세계제패 야망실현의 침략적 군사기지로밖에 여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