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는 호남 정권?… '지역 편중' 지나치다

말 그대로 '호남 전성시대'다. 문재인 정부 요직 곳곳에 호남 출신이 대거 포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남 출신이지만,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참모진들 중에는 호남 출신이 매우 많아 "사실상 호남정권"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전남 영광)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전남 장흥)부터가 호남 인사다. 그리고 이 둘이 각각 이끄는 관료들과 청와대 참모진 중에도 호남 출신 인사들이 눈에 띈다. 

행정부를 지탱하는 두 부총리 중 한명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전남 광주 출신이다. 그리고 사정당국을 총 지휘하는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전남 무안 출신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전북 정읍 사람이며 최근 전남도지사로 당선된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전남 완도에서 태어났다. 

장관급 인사들 중에서도 호남 사람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먼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전북 익산 출신이며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같은 익산 사람이다.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로 불리기도 했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각 부처 차관급으로 내려가도 호남 사람들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먼저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남 해남에서 태어났고, 조현 외교부 2차관은 전북 김제 사람이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 대동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군에서는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광주일고를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광주 출신이며,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과 김종진 문화재청장,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은 모두 같은 전북 김제 출신이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전남 담양에서 태어났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은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전라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안병옥 환경부 제1차관은 전남 순천에서 자라 순천고등학교를 나왔다.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 광주 출신에 광주중앙여고를 나왔고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전북 전주 사람으로 전주고등학교을 나왔다.

사정라인의 쌍두마차도 호남 사람들이다. 광주 출신에 광주제일고를 졸업한 문무일 검찰총장이 발탁된 데 이어 이번에는 경찰에서 민감룡 경찰청 차장을 경찰청장으로 내정했다. 민 신임 청장은 전남 영암 출신이다. 

청와대 내부 참모진에도 호남 사람들은 다수 껴있다. 먼저 장하성 정책실장은 광주 출신으로 호남의 명문가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병도 정무수석은 전북 이리,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은 전남 순천,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전북 전주 사람이다. 윤 수석은 비교적 어린 나이에 서울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이상철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전남 나주 출신이다.

한편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서울시 25개 구청장들의 출신 지역 명단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5곳 중 20곳의 구청장이 호남 출신이어서다. 

실제 당선인 명단을 들여다보면 서울시 중구(서양호), 구로구(이성), 금천구(유성훈), 강서구(노현송) 서초구(조은희)를 제외한 나머지 20개 구에서 당선된 구청장들이 모두 호남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상 서울시 구정의 대부분을 호남 사람들이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 들어 호남 출신 인사들이 대거 등용되는 것을 두고 시각은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호남 사람을 지나치게 우대해 '역차별'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정책실장 등이 모두 호남 사람이라는 점에서 '탕평'과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