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국방장관, 미국에 공식 제안... 미군 통해 '러시아 위협' 막으려는 전략
  • ▲ 지난 4월 경북 성주에서 사드 반대 시위를 벌이며 주한미군 철수까지 외치는 시위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4월 경북 성주에서 사드 반대 시위를 벌이며 주한미군 철수까지 외치는 시위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국내에서는 ‘美北평화협정 체결-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주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는 정반대로 미군의 영구주둔을 요청하며 수십 억 달러의 거액을 내겠다는 나라도 있다. 바로 폴란드다.  

    美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폴란드가 미군에게 20억 달러를 들여 기지를 지어줄 테니 영구 주둔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美‘폴리티코’는 폴란드 뉴스포털 ‘오넷’을 인용해 “폴란드 국방장관이 미국 측에 이 같은 제안을 한 이유는 미군 영구주둔을 통해 美-폴란드 관계를 더욱 공고히 만들어 러시아의 위협을 막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관련 내용은 폴란드 국방부도 공식확인했다고 한다.

    美‘폴리티코’는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한 폴란드가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 반도를 빼앗아 병탄하는 등 동유럽을 향한 러시아의 공격적인 모습이 강해지자 미국을 동맹으로 해서 막으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美‘폴리티코’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美정부에게 “미군이 영구주둔을 해준다면 15~20억 달러(한화 약 1조 6,100억 원~2조 1,500억 원)를 들여 통합 기지를 건설해주는 등 전폭 지원해주고, 미군이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데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폴란드 정부는 미군이 영구주둔 한다면 군사기지에 미군 가족들까지 사용하는 병원, 학교, 체육관까지도 지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해당 내용은 美정부와 의회에 전달됐다고 한다.

    폴란드 정부는 또 “미군이 영구 주둔해 준다면 美정부의 효율적인 예산 집행에 도움이 됨은 물론 美의회의 국방비 불확실성 우려도 없을 정도로 비용을 분담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 ▲ 동유럽 발트해 북부 국가들을 순환 주둔 중인 미군부대가 폴란드에서 체코로 넘어갈 때 폴란드 어린이의 청에 미군이 함께 사진찍는 모습. ⓒ美국방부 공개사진.
    ▲ 동유럽 발트해 북부 국가들을 순환 주둔 중인 미군부대가 폴란드에서 체코로 넘어갈 때 폴란드 어린이의 청에 미군이 함께 사진찍는 모습. ⓒ美국방부 공개사진.
    美‘폴리티코’는 “트럼프 정부는 NATO 회원국들에게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국방예산을 증액할 것을 요구해 왔다”면서 “폴란드의 국방예산은 2015년에 이미 GDP 대비 2%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美‘폴리티코’는 “현재 폴란드에는 미군과 NATO 부대가 주둔 중이기는 하나 해당 부대는 폴란드와 3개의 발트해 북부 연안 국가들을 돌아가면서 주둔하는 부대”라고 지적했다. 폴란드가 이 부대만으로는 러시아의 위협을 막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美‘폴리티코’는 “폴란드의 제안은 러시아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오는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인 NATO 지도자 회담에서 ‘EU가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면 위협을 막을 수 있다’는 이탈리아와 독일 등으로부터도 회의적인 반응을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란드의 우려가 이해가 되는 이유는 작년 하반기부터 러시아가 보인 행보 때문이다. 러시아가 폴란드 서쪽에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9K720 이스칸다르 M’을 배치했다는 사실이 2017년 12월 확인됐다.

    500km의 사거리를 가진 ‘9K720 이스칸다르 M’ 미사일은 일반적인 탄도미사일과 달리 목표물에 도달할 때 속도가 더 빨라지며 회피 기동까지 하기 때문에 요격이 불가능하다는 소문이 나 있다. 러시아가 폴란드 서쪽에 배치한 ‘9K720 이스칸다르 M’에는 핵탄두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2017년 8월 루마니아 데베셀루 기지에 탄도탄 요격용 ‘이지스 어쇼어’ 부대를 배치했지만 이 정도 규모로는 러시아가 배치한 탄도미사일을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