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오-판타지오뮤직 대표, 'JC그룹 인사'로 전격 교체연매협 "자격 미달 대표 선임은 불법" 형사 고발 강구
  •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가 최근 중국계 대주주가 들어선 엔터테인먼트사 '판타지오(대표 : 워이지에)'를 상대로 '불법업체 간주 고지서'를 발송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4월 말부터 총 4차례에 걸쳐 판타지오 측에 저간의 인사나 업체 운영 행태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한 연매협은, 판타지오가 나병준 전 대표를 해임한 뒤 ▲엔터테인먼트사를 운영할 자격이 없는 중국 JC그룹 임원을 새 대표로 선임하고, ▲해임된 나 대표의 이름을 여전히 대중문화예술기획업 종사자로 등재시켜 영업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법규 위반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판타지오가 자격 미달 업체라는 해석을 받은 연매협은 조만간 판타지오를 형사 고발 조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매협이 새로 선임된 판타지오 대표가 연예기획사를 운영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이유는 2014년에 제정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약칭 : 대중문화산업법)상, 대중문화예술기획업에서 4년 이상 종사한 경력자만 문화체육관광부에 법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자격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열린 판타지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워이지에' 대표는 JC그룹 출신 인사로, 연예기획업종에 종사했던 경험이 전무한 인물이다. 지난 11일 판타지오뮤직 대표로 선임된 '푸캉저우'도 관련 경험이 없기는 마찬가지.

    반면 판타지오는 "법률전문가의 유권해석을 받아본 결과 '판타지오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른 등록요건을 갖추고 적법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해석을 받았다"며 이사 사임에 따른 변경등록이 지연된 것을 두고 불법영업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타지오는 15일 배포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상의 자격 요건을 갖춘 임원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인해, 새롭게 자격 요건을 갖춘 신규 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당사는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전문 임원을 모시기 위해 노력 중에 있으나, 상장회사라는 특수성상 주주총회 소집에 필수적인 시간이 소요돼 현재까지 임원 등록 변경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판타지오는 "앞으로 이번 문제의 해결을 위해 관할 행정부처 및 유관 기관, 사단법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고, 신속히 변경등록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판타지오가 배포한 공식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판타지오입니다. 우선 판타지오와 판타지오뮤직 그리고 소속 아티스트를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당사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상의 자격 요건을 갖춘 임원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인해, 새롭게 자격 요건을 갖춘 신규 임원을 선출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당사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발전을 위해 전문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전문 임원을 모시기 위해 노력 중에 있으며, 상장회사라는 특수성상 주주총회 소집에 필수적인 시간이 소요되어 현재까지 임원 등록 변경을 진행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당사는 관할 행정부처 및 유관 기관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 행정부처 및 법률전문가의 유권해석을 받아본 결과 "판타지오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에 따른 등록요건을 갖추고 적법하게 운영되었으나,이사 사임에 따른 변경등록이 지연되었을 뿐이므로 불법영업으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을 전달 받았습니다.

    이에 당사는 앞으로도 ​본 문제의 해결을 위해 관할 행정부처 및 유관 기관, 사단법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고,신속히 변경등록 절차를 진행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와 별개로, 최근 당사는 언론보도 등을 통해 소속 아티스트 강한나외 3명이 연매협에 전속계약과 관련된 조정을 신청했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현재 위 아티스트들은 판타지오와 유효한 전속계약 관계에 있으므로, 당사는 위 아티스트들과 협의를 통해 원만히 문제를 해결할 예정에 있으며, 연매협을 통한 중재에도 성실히 임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판타지오의 경영진은 판타지오, 판타지오뮤직의 모든 소속 아티스트들과 임직원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당사는 판타지오의 주인인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판타지오와 판타지오뮤직, 소속 아티스트들을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JC그룹, 나병준 전격 해고..'자사 인사' 대표로 앉혀

    판타지오는 2008년 싸이더스 매니저 출신 나병준 전 대표가 설립한 연예전문매니지먼트기업으로, 'N.O.A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2011년 현재의 '판타지오(fantagio)'라는 이름으로 변경됐다.

    업계 최초로 '매니저 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영화·드라마·음반 제작 분야로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단기간에 유력 엔터기업으로 거듭난 판타지오는 2014년 '에듀컴퍼니'와의 합병으로 우회 상장에 성공한 뒤 지난해 JC그룹으로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받으면서 최대 주주가 바뀌는 등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당초 판타지오의 최대 주주는 사보이그룹 계열인 '사보이E&M'이었으나, 2016년 10월 중국 투자집단 JC그룹의 한국 계열사인 '골드파이낸스코리아'가 사보이E&M의 보유 지분 27.56%를 300억원(주당 2,202원)에 인수하면서 최대 주주 자리로 올라섰다. 지난해 7월 유상증자를 통해 300억 상당의 추가 투자가 이뤄지면서 골드파이낸스코리아의 판타지오 지분율은 50.07%로 늘어났다.

    거액의 유상증자로 판타지오의 경영권을 휘두를 수 있는 위치까지 오른 골드파이낸스코리아는 결국 지난해 12월 창업자 나병준 대표를 해임하고, 워이지에를 대표이사 자리에 앉혔다. 해임 사유는 재무제표상 판타지오의 '적자폭'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당시 JC그룹 측은 "실적 부진의 타개책 일환으로 이번 인사를 단행하게 됐다"며 대표이사의 교체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임 당시 소속사 내부의 동요를 막기 위해 등기이사직에 남아 있었던 나 전 대표는 올해 1월 사임 의사를 밝히고 판타지오를 떠났다.

    나 전 대표가 해임된 이후 '판타지오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돼 일부 임직원들이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현 경영진에 맞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 11일 '판타지오뮤직 대표'가 기존 우영승 대표에서 푸캉저우 대표이사로 교체되는 등, JC그룹 측의 경영권 장악 시도가 한층 가속화 되는 모습이다.

    현재 판타지오와 판타지오뮤직에는 그룹 서프라이즈(서강준, 공명, 강태오, 유일, 이태환), 헬로비너스, 아스트로, 위키미키, 워너원의 옹성우, 데이브 등이 소속돼 있다. 

    [사진 = 판타지오 공식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