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위원장! 오늘이 공화국창건 67주년이 되는 날인데 그 공화국이 이런 나라인지는 알고 있습니까? 인민들이 당신을 비판하면 처형되는 나라, 외국방송 청취는 불가능하고 자기 사는 지역을 벗어나려도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토록 폐쇄적인 나라이기에 세계 유례없는 3대 세습이 성공했다고 봅니다. 여하튼 대단합니다. 나라의 주인인 2천만 인민을 하나 같이 소경, 귀머거리, 벙어리로 만들어 놓았으니 말이죠. 그런 조건에서 독재를 못한다면 말도 안 되지요.

    당신의 조부 김일성 주석이 만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이름이 좋아 ‘민주주의공화국’이지 실제는 독재국가입니다. 부친 김정일 위원장이 더욱 폐쇄적으로 다져온 그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경제빈국, 비참한 인권유린국가이죠.

    인민들이 당국이 무서워 말을 못해서 그러지 ‘민주주의’란 이름은 허울이고 기만입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세계 200여개 나라 국호 중에 가장 긴 이름이죠. 지구촌에 존재하는 대부분 나라들은 국호에 ‘공화국’, 이것도 줄여 ‘국’으로 씁니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현재 국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바꾸면 어떨까요? ‘조선민국’으로 말입니다. 한자이름은 ‘朝鮮民國’이며 뜻풀이는 ‘조선인민의 나라’입니다. 남조선의 공식국호인 ‘대한민국’이름과 유사하여 고민입니까?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당신들이 입버릇처럼 외우는 ‘우리 민족끼리’아닙니까?

    또한 세계 정상들 중에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는 당신의 직함만큼이나 긴 이름도 없습니다. 멀리도 말고 한반도 주변 국가들만 살펴봐도 대한민국과 미국, 러시아의 정상은 ‘대통령’, 중국의 정상은 ‘주석’, 일본의 정상은 ‘총리’ 직함이죠.

    당신의 직함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부친의 직함 ‘국방위원장’과 유사하며 줄여서 ‘위원장’인데 이건 최고지도자의 품위에 맞는 직함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회에도 ‘국방위원장’도 있으며 더구나 ‘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은 수백만 명이나 있죠. 대한민국은 1948년부터 지금까지 최고지도자의 직함을 ‘대통령’으로 쓰는데 당연히 한 사람이니 돋보일 수밖에 없지요.

    ‘대한민국’보다 24일 늦게 출범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1948년부터 ‘수상’이었고 1972년부터 ‘주석’, 1998년부터 ‘국방위원장’, 2012년부터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합니다. 세상에는 나라가 많아도 이렇게 최고지도자의 직함이 자주 바뀌는 나라는 역사에 없었습니다.

    당신이 주인입니다. 못할 게 뭐가 있습니까? 2천만 인민도 한 손에 쥐락펴락하는 그 막강한 권력의 자리에서 말입니다. 내일이라도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헌법을 개정하여 현재의 직함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대통령’으로 바꾸세요.

    무려 24글자나 되는 지금의 직함 <김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보다는 10글자인 <김정은 조선민국 대통령>이 훨씬 낫지요.

    대통령! 크게 통치하는 사람입니다. 부디 김정은 위원장이 2천만 인민에게 사랑과 행복을 주는 큰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2015년 9월 9일 - 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