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갑’의 울트라‘을’질

    6.15왕당파는 헌법 위에 군림하는 현실적 슈퍼‘갑’이지만
    기만적 울트라‘을’질로 국민의 동정을 강요한다.

    최성재     
       
     무장해제된 ‘민주’ 경찰이 경찰저지선을 벗어난 슈퍼갑 시위대에게
    일제 앞잡이인 양 얻어터져도 다들 멀뚱멀뚱 쳐다보는 나라와,
    경찰저지선을 벗어난 시위대는 누구든 ‘공화’ 경찰이 미친개 패듯 패도
    누구 하나 시위대를 동정하지 않는 나라 중에서,
    당신은 어떤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똑같은 민주 경찰이 3대 세습 독재자를 독재자라고 투명 학의 풍선 날개에 달아 하늘에 고하는 한줌의 ‘창의적 반대자(creative dissidents)’는,
    경찰 패는 걸 민주화로 확신하는 시위대의 협박성 박수갈채를 받으며, 압도적 숫자로 원천봉쇄하거나 줄줄이 꿰어간다면,
    똑같은 슈퍼갑 시위대가 제 나라에 있을 땐 ‘100년 전쟁’에 나오는 모든 욕과 저주를 날마다 퍼붓던 원죄의 나라에 가선 현장범으로 즉결처분될까봐 노란 유치원복을 입고 젖니 가는 노란 입으로 삐약삐약 선생님의 말씀 고분고분 들으며 경찰저지선을 1mm도 침범하지 못한다면,
    정의의 여신은 과연 어느 나라에게 다시 100년의 축복을 내려줄까.

      제주도의 구렁바위에서 서울의 대한문 화단에 이르기까지,
    부산 영도행 희희낙락 버스에서 서울 광화문행 촛불 유모차에 이르기까지,
    1번 어뢰에 의해 46명이 생죽음을 맞은 참극에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도리어 부리부리 눈을 치켜뜨며 우습게도 10년 내리 대북한인권 결의안을 내도 거들떠보지도 않던 유엔에 한미동맹의 음모설을 호소하는 것에서 3대 세습 독재자의 1호 행사를 담은 포샵 사진을 날이면 날마다 신문의 1면과 포털의 대문에 거는 것에 이르기까지,
    북한인권법 제정 대신 국가보안법 폐지에 혈안이 된 것에서 67년 전에 관 속에 들어간 식민사관을 35년 후에 관에서 꺼내어 지난 30여년간 부관참시하면서 주체사관의 짝퉁 민중사관으로 자랑스러운 조국의 현대사를 수치스러운 현대사로 천지개벽시킨 것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은 남북협공의 사상전에서 포로 신세가 되어 사지가 꽁꽁 묶여 있다.

    이 모든 것 뒤에는 슈퍼갑 6.15왕당파의 주도면밀한 울트라 을질이 있다.

      슈퍼갑 6.15왕당파는 정치권력과 동시에 민중사관과 민중미학과 민중철학으로 문화권력도 완벽히 틀어쥐었다.
    민주 명분에 이어 민중 명분으로 그들은 울트라을질로 마치 자신들이 민중을 대표하고 거대한 기득권에 탄압받는 것처럼 위장했다.

    그들은 조직 장악력도 탁월했다.
    전체 노동자의 10%에 해당하는 귀족노조는 막강 조직으로 90% 노동자 위에 올라타서 두 다리로 그들의 목을 조르면서 100% 영원한 ‘을’ 노동자의 대표로 군림하며 슈퍼갑 6.15왕당파의 근위대 역할을 충실히 담당했다.
    은행과 공기업은 주인이 없고 대기업의 주인은 기껏해야 5% 이하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제계의 슈퍼갑은 울트라을질을 하면서 흑자가 나든 적자가 나든 사자의 몫은 우선적으로 챙겼다.

      슈퍼갑 6.15왕당파의 조직에서 귀족노조는 단일 조직으로선 가장 크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전국에 실핏줄 시민단체가 뻗쳐 있다.
    이들은 100일간 날마다 100만 동원은 문제도 아니다.
    2명의 교통사고 사망자를 5천만의 인터넷에 핏물이 뚝뚝 듣게 누군가 올리면 1천만이 바로 증오와 분노와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 월드컵 4강 열기를 반미(反美) 열기로 고스란히 돌린다.

    대신 벌건 대낮에 손발이 묶인 국군을 정조준하여 6명을 수장시킨 건 인터넷의 휴지통에 싹 비워 버린다.
    대학에서도, 일선학교에서도, 백화점에서도, 시장에서도, 룸살롱에서도, 선술집에서도, 다방에서도, 별다방에서도, 동창회에서도, 계모임에서도, 심포지엄에서도,
    슈퍼갑 6.15왕당파는 때로는 민중으로 때로는 민족으로 때로는 진보로 울트라을질로 대한민국의 법률과 헌법 위에 군림한다.

    여야정권 교체는 별 의미가 없다.
    그들은 문화권력으로 사람들의 얼을 사로잡고 여론주도층의 양심을 저당 잡아,
    사법부와 행정부도 곳곳에 동조세력을 구축해 놓았기 때문이다.

    입법부에서는 소수당으로서도 얼마든지 다수당을 발목 잡을 수 있다.
    6.15왕당파에 걸림돌이 될 자는 믿거나 말거나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물고 늘어져 기어코 장관 자리에 앉지 못하게 만든다.
    그러면 여당에서도 ‘양심적’ 동조세력을 어렵지 않게 구하여 여론을 주도한다.

      슈퍼갑 6.15왕당파는 위선적 좌파로서 온갖 노른자위는 다 차지하여 얼굴에 개기름이 번들번들하지만 마치 상에서 떨어진 달걀껍질이나 주워 먹는 척한다.
    이들이 민중 편인 줄 알고 많은 민중들이 따르는데, 그들은 얻는 게 별로 없다.
    그들이 얻는 게 별로 없는 것은 슈퍼갑 6.15 왕당파가 지목하는 안개에 싸인 수구보수 갑 때문이란 설명을 듣는다. 수구보수 갑을 때려잡으면 정의와 평등과 복지가 강처럼 흐를 것이라는 설명을 듣는다. 을이 뭉치면 얼마든지 수구보수 갑을 때려 부술 수 있다는 설명을 듣는다.

      슈퍼갑 6.15왕당파는 기만적 민족주의자로서 북한의 세습독재자에 대해서는 비판할 줄 모른다. 비판하더라도 꼭 양비론으로, 10점짜리를 90점짜리와 동등하게 취급함으로써 북한의 3대 세습독재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헌납한다.

    100억불을 갖다 바치고도, 사실상 북한의 노동당원 300만을 10년간 먹여 살리고도, 270원이면 보낼 수 있는 편지 한 통 주고받는 남북 민중의 가장 큰 바람 하나 해결 못한 것은 절대 언급하지 않고, 인터넷 이용하면 전자우편으로 무료로 무한히 주고받을 수 있지만, 100억불을 갖다 바치고도 편지 한 통도 이산가족 천만 명이 60년 동안 주고받지 못한 것에 대해 감히 김일성 2세와 김일성 3세에게 입 밖에 꺼내지도 못한 것은 절대 언급하지 않는다.

    대신 100명이 고작 한 번 만나는 데 천만 명이 평생 주고받을 수 있을 우표 값의 수십 배를 전액 지불하고도 100% 감시감독 당하는 동물원 가족상봉 쇼를 남북화해의 위대한 성취라고 감격해 마지않으며 공치사에 여념이 없다.

    임금의 95%를 세습 독재자에게 원천징수 당하고 관광비의 100%를 뜯기는 앵벌이 남북교류를 경천동지할 남북화해의 상징으로 밤낮 자랑하며 그것이 결렬된 것은 옹졸한 수구보수 정권의 책임이라며 하루 빨리 6.15 공동선언의 정신으로 돌아가 무조건 개성공단과 금강산으로 가는 길을 열라고, 해 달라는 대로 다 해주어도 남는 장사니까, 그렇게 하라고 여론의 꽹과리를 울린다.
    어깨춤 추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도 줄기차게 이것은 7천만의 염원이라며 꽹과리를 울린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며 근엄하게 충고한다.

     100억 달러가 3번의 핵실험과 수십 차례 미사일발사의 배은망덕으로 되돌아오고,
    바치든 안 바치든 길들이기용 무차별 서해도발의 민족반역으로 되돌아와도,
    김씨 왕에게 굽신굽신 머리를 조아리며, 재빨리 화제를 돌려 한층 ‘가열차게’ 한강의 기적을 대상으로 문화혁명을 벌인다.
    수구보수 때려잡기와 개혁진보 띄우기에, 민주화 신흥종교 만들기에 나선다.
    이미 3분의 1이 샌다는 눈먼 복지를 3분의 2가 샐 나라 만들기에 나선다.
    국민 세금으로 선심 팍팍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