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주사변 81주년인 18일 중국 전역에서 대규모 반일 시위가 예정돼 중일 관계가 더욱 냉각될 전망이다.

    중국 내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웨이보에는 일본 제국주의가 촉발한 만주사변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국유화를 규탄하자며 시위를 선동하는 글이 다수 떴다.

    일본 정부가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를 발표한 지난 11일 이후 중국 내에서 크고 작은 반일 시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날도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칭다오(靑島)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예상된다.

    지난 주말과 휴일 중국에서는 각각 57개, 80개 도시에서 8만여명이 참여한 중일 수교 이후 최대규모의 반일 시위가 열렸다. 이어 월요일인 17일에는 시위 강도가 다소 수그러드는 조짐이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국치일로 정한 만주사변 81주년을 맞아 중국 내 58개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예고됐다고 일본 NHK 방송이 전했다.

    일본은 1931년 9월18일 선양 류타오거우(柳條溝)의 남만주 철도를 폭파한 뒤 이를 중국 군벌 장쉐량(張學良) 군대의 소행으로 규정, 중국 동북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침략에 나섰다. 중국은 이를 잊지 말자며 국치일로 정하고 매년 일본 규탄 행사를 해왔다.

    이런 가운데 베이징 시내 일본 대사관 주변에는 새벽부터 무장경찰 병력이 대거 배치됐고 대사관 앞 양마차오루(亮馬橋路)는 차량 통행이 차단됐다. 경찰은 대사관 정문에 이중삼중의 바리케이드를 치고 접근을 막았다.

    중국 공안당국은 상하이와 광저우, 칭다오 소재 일본 총영사관의 경계경비도 강화했다.

    중국 내 각 도시 공안당국은 반일시위가 폭력사태로 비화하지 않도록 타인의 합법적 권리를 침해하거나 시설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폭력, 파괴, 약탈행위자는 시위 현장에서 체포하기로 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지난 주말 광저우 반일 시위 과정에서 일본 음식점을 공격하고 일제 차량을 공격한 폭력행위자 11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 피해를 우려해 일본 혼다자동차는 광저우 등지에 있는 5곳의 자동차 공장 가동을 이날 하루 또는 이틀씩 중단하기로 했다.

    도요타자동차도 이날 하루 중국 내 일부 공장의 휴업을 결정했으며, 다마쓰자동차는 장쑤성 소재 공장을 나흘 간 휴업하기로 했다.

    생활용품 대기업인 라이언은 산둥성 칭다오 공장의 조업을 일시 중단했고 파나소닉과 캐논도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히타치제작소는 베이징 현지법인 직원들에게 하루 휴업을 지시했다.

    지난 15일 시위대 습격을 받은 칭다오 소재 유통업체 이온도 점포 영업을 하루 중단했고 후난성에서 백화점 3곳을 운영하는 헤이와도(平和堂)도 당분간 휴업을 결정했다.

    중국 상무부도 전날 오후 일본과 한국 기업에 공문을 보내 '18일 반일 시위'에 대비해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 내 한국 기업들도 직원들에게 시위 현장에 가능하면 접근하지 말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반일 시위 격화에 대비해 중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 대해 신변 안전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현재 중국에는 13만명의 일본인이 장기 체류하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전날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에게 중국 시위 상황 등에 대한 정보수집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중국 측에 일본인의 안전확보 강화를 거듭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