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초반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경선흥행이 자신들만의 보증수표인양 흥행을 부르짖으며 대선 전초전을 뜨겁게 달구던 민주당으로선 예상치 못한 경선룰이라는 늪에 빠져 고민스런 형국에 놓여지게된 것이다. 26일 울산에 들어서던 민주당 지도부는 참가들에게 둘러싸여 온갖 욕설을 들어야 했으며, 경선흥행은 커녕 경선좌초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아직 초반이라 단정할 일은 아니지만, 국민경선이란 그럴싸한 선전에만 목메며 모바일 투표를 대거 도입한 민주당식 경선은 예고된 참사란 인식이 맞을 것 같다.

    솔직히 민주당의 경선은 새누리당의 경선에 비해 흥행성에서 다소 앞설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초반부터 뜨겁다는 열기를 느끼기엔 역부족이었던게 사실이다. 박근혜식 통합행보의 뜨거운 열기에 맥을 추지 못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새누리당의 경선을 박근혜 추대식이라 하며 비난하던 민주당으로선 이제 문재인 추대식이란 비아냥을 비문 3인측에게서 듣는 처지가 되었다.

    25일 제주도 경선에서 문재인 부호가 60% 가까운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하며 1위를 차지했지만, 다른 소위 비문 3인은 그 불만의 화살을 모바일 투표로 돌리며 26일 울산 경선에 불참하기로 최종 입장 정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선거관리 위원회가 문제점을 개선하며 경선진행을 계속하자고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권리당원과 모바일 재투표에 대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았다며 비문 3인이 경선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의 현장투표는 강행하기로 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합동연설회가 생략된건 물론이다. 한마디로 문재인의 나홀로 경선이 된 것이다.

    민주당의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은 지난 총선 후보 결정과정에서 이미 불거졌던 사안이며 관계자들의 자살까지 부른 비극을 연출했던 양날의 칼이다. 인터넷 시대에 모바일 투표가 대세라며 자아자찬하던 대외 홍보용인 민주당의 모바일 투표는 여전히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 문제점 투성이의 선거 방식이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서로가 큰소리치며 좋은 시험 점수를 받을거라 자기만족에 심취해 있던 비문 세 후보들에게 참담한 성적표가 첫출발 제주도 바닷바람과 함께 주어졌다. 기대가 크면 실망은 더 커지게 마련이다. 한마디로 온도계가 60도에서 영하 10도로 급랭할 수 밖에 없었다. 큰 반전의 기대를 걸었던 손학규는 문재인이 먹고 남긴 40% 중에 반토막을 겨우 주워담는 처지가 되었으며 나머지 20%를 먹은 김두관 정세균은 쓰레기장을 뒤집는 초라한 동네 고양이 신세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보나마나 박근혜의 완승이 될거라는 새누리당의 경선때보다 더 재미없는 민주당 경선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의 후보 특성상 누가 될지에 대한 호기심은 여전하지만, 고만고만한 후보들의 기 싸움이 치열해진다면 파행의 가능성은 더 커 보인다.

    한마디로 박근혜가 옳았다는 얘기가 그래서 솔솔 나오는 이유다. 이재오 정몽준의 완전국민경선 주장이 이론적으론 설득력이 있었지만, 현실상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이유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결국 대한민국 국민들이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대통령인데, 겨우 당내 경선에서 흥행이란 꼼수를 위해 경선의 폭을 넓히는데만 치중하는 처사는 심각한 국민우롱이 아닐 수 없다.

    지도자를 선출하는데 있어 전자기기나 매체를 도입하는 일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아니 오히려 선거는 수작업 방식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보인다. 물론 어디에나 문제점은 있을 수 있다. 재래방식은 투표 용지나 함이 문제일 수 있고, 전자방식은 조작이란 기술적 문제가 상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재래방식은 서로가 확실한 관리가 동반된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전자적 방식은 뛰어난 기술적 우위자가 승리할 수 있다는 좀처럼 발견키 어려운 심각성이 있는 것이 문제다. 돈이 은행에 입금되는 순간, 숫자놀음으로 전락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유권자의 존재는 더 이상 존귀한 한 표를 행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표 숫자로 귀결되는 기계일 뿐인 것이다.

    새누리당의 합리적 당내 선거방식이 더 우월해보이는 이유는 민주당의 보여주기에 치중하는 경선방식 때문이다. 자신의 당 대선후보를 선출하는데, 정책대결 대신 잔치놀음에만 매달리는 모양새는 애처롭지 않을 수 없다. 당내의 조용한 공정경선이 오히려 국민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당내 불협화음을 제거하고 비교적 알찬 경선을 조용하게 치른 새누리당에서 강력한 정책으로 무장한 박근혜가 더 커 보이는 이유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경선과정에서 불통소리를 들으며 어려움에 직면했던 박근혜가 그 차단막을 보기좋게 뚫으면서 자신이 구상한대로 날개짓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다는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고, 이제 그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장(場)으로 들어선게 분명하다.

    민주당의 경선!

    마이너리그로 전락이 확실한 경선결과보다 오히려 언제 쪽박을 드러낼지가 더 궁금해진다.

    이게 민주당식 경선흥행이다. 짜증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