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11전비, 백혈병 어린이의 ‘F-15K’ 탑승 소원 들어줘부대원들, 이 군의 건강회복 응원하며 명예대대원증 수여
  • 23일 공군 제11전투비행단 102전투비행대대(이하 11전비 102대대)에서는 아주 특별한 ‘시승식’이 열렸다. ‘시승식’에 쓰인 비행기는 F-15K 전투기. 시승자는 6살 난 이승일 군.

    이 군은 2011년 1월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이 군은 ‘전투기 매니아’이기도 하다. 6살인데도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전투기를 모두 알고 있다고 한다.

    백혈병에 걸린 이 군의 소원은 ‘F-15K’에 타 보는 것. 이를 알게 된 한국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재단은 공군에 이런 사연을 전하며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면 안 되겠느냐고 문의했고, 공군은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공군은 이 군을 위해 F-15K 탑승체험과 비행단 견학을 지원하기로 했다. 단 이 군의 건강을 고려해 실제 비행은 하지 않기로 했다.

    23일 이 군은 소원을 이뤘다. 가족과 함께 제11전비 102대대를 찾은 이 군은 대대마크가 달린 어린이용 조종복을 입고 전투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를 받아 맨 뒤 F-15K 전투기의 이·착륙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F-15K 조종석에 ‘시승’도 했다. 이 군이 탄 F-15K 전투기는 이륙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터그카(Tug car. 전투기 전용 견인차량)를 이용해 활주로 위를 달렸다.

    F-15K 전방조종석에 앉은 이 군은 계기판과 장비들에 큰 호기심을 보이며, 안내를 맡은 조종사 오병훈 대위(33세, 공사 51기)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이 군이 ‘시승’을 마치자 102전투비행대대장 박승철 중령(44세, 학군19기)은 “F-15K의 강력한 힘을 받아 병마와 싸워 이겨 나중에 꼭 우리나라 영공을 수호하는 전투조종사가 돼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며 이 군에게 명예대대원증과 함께 장병들의 응원메시지를 담은 카드를 전달했다.

    아버지인 이준범 씨는 “강일이에게 잊지 못할 추억과 희망을 준 공군에 너무나 감사하다. 오늘 체험이 강일이가 건강을 되찾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군이 ‘특별한 시승’을 할 수 있도록 도운 제11전비 102대대는 ‘청룡대대’로도 불린다.

    102대대는 6.25 전쟁 시절 미군에게 받은 F-51 머스탱(Mustang) 전투기로 처음 적을 타격한 부대로서, 1950년대에는 F-86 전투기를, 1960년대에는 F-5 전투기를 도입·운용했다. F-15K를 운용하기 위해 2007년 4월 1일 재창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