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영동군 영동읍 주곡리에서 5천여㎡의 포도농사를 짓는 김마정(60)씨는 농민이면서 어엿한 와이너리(와인양조장) 대표이다.

    2년 전 영동군청의 지원을 받아 농장 안에 파쇄ㆍ착즙장치와 발효ㆍ숙성탱크를 갖춘 양조장을 설치하고 직접 생산한 포도와 산머루로 한해 5천병 이상의 와인을 빚어낸다.

    자신의 농장명 `컨츄리농장'을 본떠 '컨츄리와인'이라고 이름 붙인 이 와이너리 제품은 1병(750㎖)당 1만∼1만5천원에 팔리는데 대형 음식점을 중심으로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포도ㆍ와인산업 특구'인 영동 지역에는 이런 농가형 와이너리가 40여곳 더 있다.

    영동군은 와이너리 100곳을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2008년부터 농가 72곳에 양조기술과 시설 등을 지원해 왔다.

    이 가운데 42곳이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해 '샤토미소', '여포의 꿈', '필와인', '샤토비아드' '르보까쥬와인', '갈기산와인' 등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닌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나머지 농가들도 1∼2년 안에 주류제조면허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샤토미소'를 생산하는 안남락(53ㆍ매곡면 옥전리)씨는 "'캠벨얼리' 포도의 시고 가벼운 맛을 보완하기 위해 숙성할 때 대나무 조각을 넣어 떫고 묵직한 맛을 살렸더니 반응이 매우 좋다"며 "포도농장과 와이너리를 묶어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군은 올해 농가형 와이너리 10곳을 늘린다는 계획 아래 2월 말까지 신청을 받는다.

    선정된 농가에는 가구당 2천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하며,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할 때까지 영동대학교 연구진 등으로 구성된 '영동포도클러스터사업단'이 제조기술을 지도한다.

    영동군청 김명기 농정과장은 "와이너리마다 발효기술이나 숙성기간이 달라 모두 맛과 향이 독특하다"면서 "내년까지 와이너리를 100곳으로 늘리고 매년 가을 열리는 '대한민국 와인축제'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5년 국내 유일의 '포도ㆍ와인산업 특구'로 지정된 영동 지역에는 전국 재배면적의 12.6%에 해당하는 2천225㏊의 포도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