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청문회에 노사 모두 "실망"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18일 개최한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대해 노사 모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측은 여야 의원들이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조남호 회장을 한목소리로 질타한 것에 대해 사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분란만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노사합의 후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와 기업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해 얻는 성과가 뭐냐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측 관계자는 “정치권이 이번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하는 등 생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늘 청문회는 분란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문회가 조남호 회장에게 공개적으로 수모를 주기 위해 행사냐”면서 “노사합의 후 100% 출근해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와 회사회생을 위해 백방으로 뛰는 기업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민주노총은 조 회장의 긍정적인 입장변화를 기대했는데 이날 답변에서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고통을 전가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등 사태해결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정리해고가 철회되기 전까지는 땅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전화통화에서 “조 회장이 국회 청문회장에서까지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등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면서 “정리해고가 철회되지 않으면 크레인에서 내려갈 수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장은 “조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만큼 무슨 복안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을 하지 않거나 핵심을 비켜가는 말만 해 무척 실망스럽고, 답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