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한 청소년 대상 인권 에세이 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자로 뽑힌 여고생이 "현병철 위원장의 인권위는 상을 줄 자격이 없다"며 수상을 거부했다.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시행된 2010년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작품 공모전에는 총 196편(초등 20편, 중등 89편, 고등 87편)이 접수됐고, 대상에 수원 영복여고 김은총 양의 <‘언론’은 있지만 ‘여론’은 없는 학교>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오는 10일 ‘세계인권선언의 날’ 62주년 기념식에서 이루어질 예정이지만, 지난 7일 김 양이 인권위 이메일을 통해 “고민 끝에 상을 거부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밝히며 수상을 거부했다.

    김 양은 “(현 위원장이)사퇴를 촉구하는 인권위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우리지 않고, 인권에 대해 제대로 된 개념을 가진 사람이라면 할 수 없을 말들을 하는 것을 보며 이런 사람이 과연 나에게, 그리고 다른 나머지 수상자들에게 상을 줄 자격이나 있을까”라고 반문하면서 “내가 에세이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인권’을 지금 현병철이라는 사람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끝도 없이 밑바닥으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권위는 직접 선정한 수상작들에서 이야기하는 인권의 '반'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제대로 돌아봐야 한다"며 비판했다.

    인권위는 당초 이달 10일 열리는 '62주년 세계인권선언 기념식'에서 김양 등에게 상을 수여할 예정이었다.

    올해의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돼 같은 날 위원장 표창을 받을 예정이던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도 이날 "인권위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 단체는 성명서에서 "민주적으로 운영돼야 할 인권위가 정부의 하위 기관으로 전락해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고 있다"며 "인권위가 '국가인권기구'로서의 입지를 사실상 포기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