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독성 있는 엔도르핀은 위험…세로토닌에 집중해야”

    행복을 느끼게 하는 뇌 내 물질은 엔도르핀이 아니라 ‘세로토닌’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엔도르핀은 말 그대로 우리 내부에 있는 ‘몰핀’ 즉, 강력한 중독증상을 유발하는 환희의 물질인 반면, 스스로 조절장치가 있는 세로토닌이야말로 진정한 행복 물질이라는 것이다.

  • ▲ 이시형 박사 ⓒ 뉴데일리
    ▲ 이시형 박사 ⓒ 뉴데일리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는 최근 발간된 저서 ‘세로토닌하라!’(중앙북스, 1만4000원) 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에 따르면 “엔도르핀이 가져다 주는 절정의 환희는 오래 지속되지 않아 허전함과 불행함을 느끼게 만들며 금단 현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오히려 엔도르핀은 도파민과 함께 마약, 도박, 술 등 자극적 즐거움을 좇게 만드는 원인이다. 잠깐의 즐거움을 느낀 후 엔도르핀이 사라지면 오히려 허탈함을 느껴 더 큰 쾌락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온화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은 신경에 ‘자기수용체’가 있어 중독을 유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충동적 성격을 만드는 엔도르핀,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 등을 조절할 뿐 아니라 긍정과 의욕의 감정을 만들어낸다.

    세로토닌 기능을 올려주는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가 우울증, 충동 장애 등의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것도 그 이유다.

    이 박사는 “엔도르핀이 한국 사회에 회자된 것은 불행이다”라고 단언한다. 엔도르핀을 행복 물질로 소개한 것은 젤제를 모르는 한국인의 국민성을 고려했을 때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 박사는 “연인들이 뜨거운 포옹을 하는 그 격정적인 순간은 환희이지 행복은 아니다”라며 “포옹이 끝나고 숨을 고른 후 햇볕 잘 드는 창가에서 두 손을 잡고 서로 마주 보는 순간, 그제야 아련히 밀려오는 기분, 그게 행복이다.”라고 설명한다. 행복의 물결은 너무 가늘고 부드러워서 차분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으며, 이제라도 곧 부서질 것 같은 가벼운 불안과 함께 오는 게 행복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가벼운 설렘과 흥분, 이게 바로 세로토닌 상태다.

    고맙게도 이런 잔잔한 감동은 사랑 말고도 우리가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엔 중독이 없다.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고 해서 허탈감이나 금단 증상이 생기지 않는다. 이 박사는 “이게 세로토닌의 신비한 작용이다”라고 말한다. 넘치지 않게 스스로 조절하는 자가 수용체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젠 격정이 아니라 차분한 세로토닌의 시대라는 게 이해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책 속에 담았다.


    세로토닌, 음식으로 섭취 불가능…분비량 늘리는 기술 배워야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 ‘조절 호르몬’, ‘공부 호르몬’ 등으로 불리는 뇌 내 물질로, 본능을 관장하는 대뇌 변연계를 살짝 억제하고 이성적 활동을 하는 전두전야를 돕는다. 따라서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되면 충동과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가능하다.

  • ▲ 이시형 박사 '세로토닌하라!' ⓒ 뉴데일리
    ▲ 이시형 박사 '세로토닌하라!' ⓒ 뉴데일리

    단, 세로토닌은 음식이나 약으로 섭취가 불가능한데다, 분비량이 적고 지속되는 시간이 짧다. 따라서 체내의 세로토닌 분비를 늘리려면 몇 가지 기술이 필요하다.

    이 박사는 저서 ‘세로토닌하라!’를 통해 일상에서 세로토닌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태도와 마인드를 바꾸는 기술을 소개한다. 특히 세로토닌형 인간의 8가지 특징과 전두엽 관리 10계명을 통해, 단순한 감정 조절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자기 혁신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 박사는 “한국 사회에 엔도르핀이 행복 물질로 소개된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성폭력, 자살, 충동적 성향 등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세로토닌의 활용을 주장하고 있다. 이 박사가 학계, 예술계, 기업 등과 손잡고 ‘세로토닌 문화 운동’을 펼치는 이유다.

    지난해 서점가에 ‘뇌 과학’과 ‘공부 열풍’을 몰고 온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에 이어 이시형 박사는‘세로토닌하라!’를 통해 또 한 번 뇌 과학적 자기 혁신을 이야기한다. “바꿔야 할 건 마음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당신의 뇌”라고 말하는 이시형 박사. 그가 던진 ‘세로토닌’이라는 화두가 번 한국 사회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시형 박사는 누구?

    경북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정신과 신경정신과학박사학위(P.D.F)를 받았다. 이스턴주립병원 청소년과장, 강북삼성병원 원장,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실체가 없다고 여겨지던 화병(Hwa-byung)’을 세계적 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현재 자연치유센터 ‘힐리언스 선마을’의 촌장이자,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이면서 ‘행복씨앗 세로토닌 문화원’을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지난해 ‘공부 열풍’을 몰고 온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를 비롯해 다수의 베스트셀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