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첫 회담을 열고 아프가니스탄에 군수품 등을 공급하는 미 군용기의 자국 영공 통과를 허용했다고 마이클 맥파울 백악관 러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 전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 개최 전날인 11일 밤 오바마 대통령과 한 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맥파울 보좌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이번 합의로 미군은 "(아프간) 전장에 필요한 미군과 군수품을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자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군은 유럽 등을 통한 우회항로로 아프간에 군수품 등을 공급해왔다.

    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12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워싱턴에서 열리는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 대한 지지 구축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핵심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고 맥파울 보좌관은 설명했다.

    카자흐는 옛 소련 해체 이후 자국내 핵 실험기지를 폐쇄하고 자국 영토에서 모든 핵물질과 무기를 제거했다. 카자흐는 이후 미국과 핵물질 제거에 협력하는 대가로 주변국들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게 됐다. 맥파울 보좌관은 이로써 카자흐는 "역내에서 가장 안정된 나라들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또 이번 회담에선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핵물질에 대한 국제적 감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국제핵연료은행'(International Nuclear Fuel Bank)을 자국에 두겠다는 제안도 했다.

    두 정상은 이와 함께 키르기스스탄 과도정부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으며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키르기스 상황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회담에선 또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사(社)가 카자흐와 주변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전기 기관차 150대를 카자흐 측과 공동개발한다는 내용의 계약 체결사실도 발표됐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와 만모한 싱 인도 총리,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 직무대행 등과도 각각 양자회담을 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