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해 동안 뛰어난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연기자와 해당 드라마에 상을 수여하는 '2009 MBC 연기대상' 시상식이 지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공개홀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유달리 공동 수상자가 많아 다소 빛이 바래기도 했지만, 한 두 사람의 스타만 돋보이는 것이 아닌 MBC 드라마·라디오의 한해 '결산' 다운 가족적인 분위기가 돋보였다는 평도 있었다.

  • ▲ 드라마 '선덕여왕'의 한 장면. ⓒ MBC 방송 캡처
    ▲ 드라마 '선덕여왕'의 한 장면. ⓒ MBC 방송 캡처

    그러나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이며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영예의 대상은 고현정 한 명에게 돌아가 다른 후보 배우들은 내년 시상식을 기약하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특히 드라마 '선덕여왕'의 '진짜 주인공' 이요원이 느낀 아쉬움은 그 누구보다 컸을 것이란 지적이다.

    극중 초반 연기력 논란이 일며 '미스캐스팅'이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세간의 시선이 온통 '미실' 역을 맡은 고현정에게 쏠리고 있는 와중에도,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 '역시 여왕답다'는 찬사를 받아낼 수 있었다. 더욱이 올해 방영된 MBC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의 타이틀롤을 맡았다는 상징성 면에서 이요원의 연기대상 수상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게 사실.

    실제로 이요원의 '불편한 기색'은 시상식 당일에도 감지됐다. 시상식이 모두 끝난 이후 수상자들이 함께 찍는 단체 사진 촬영에 이요원이 모습을 비치지 않은 것. 이에 이날 행사장을 취재하던 기자들 사이에선 이요원이 대상을 타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요원의 소속사 측은 "촬영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해 빚어진 해프닝"이라며 "절대 고의로 불참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평소 드레스 등의 불편함을 들어 '시상식 불참'을 공공연히 말해왔던 고현정은 이틀 전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시상식 관계자는 "고현정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와 대상에 다른 최우수상 후보자가 내정돼 있었는데, 고현정의 '출석 통보'로 대상 주인공이 바뀌었다"는 말을 특정 매체에 흘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시상식에 나오지 않으면 아무리 당해년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하더라도 상을 주지 않는 게 방송사 관행"이라며 "고현정의 출석 자체가 이번 수상 여부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가했다.

    이는 2007년 '태왕사신기'로 배용준이 연기대상을 거머쥔 것과도 비슷하다. 당시 '하얀거탑'의 김명민과 태왕사신기의 배용준은 연기대상 수상을 놓고 팽팽한 경합을 벌였는데 부상을 당한 배용준이 목발까지 짚고 시상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비치자 결국 2007년 연기대상은 배용준의 단독 수상으로 매조지 됐던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