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13년에 달하는 전속계약기간이 너무 길고 계약 위반시 소속사에 물어내야 할 손해배상액이 너무 크다"며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과 '전속계약효력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한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한경이 한-중 팬을 두갈래로 분열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 ▲ 슈퍼주니어의 한경  ⓒ 연합뉴스
    ▲ 슈퍼주니어의 한경  ⓒ 연합뉴스

    ◇'슈주' 중국 멤버 한경 '나홀로 법적 투쟁' 왜? = 중국 언론인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슈퍼주니어의 유일한 중국인 멤버 한경은 불공평한 전속계약의 부당함을 알리고 가수로서 개인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이번 소송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한결은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전속계약기간이 총 13년으로, 건강 혹은 학업 등의 이유로 방송을 쉴 경우 그만큼의 기간이 자동 연장되며 ▲앨범 5만장을 팔아야 매출의 2%를 받을 수 있는 수익구조, ▲계약위반시 소속사가 투자한 금액의 3배를 물어야 하는 점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작사·작곡한 곡도 소유권이 SM엔터테인먼트에게 양도되는 점 등 소속사와 맺은 여러가지 '불평등 계약조건'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SM엔터테인먼트가 맺은 계약은 노예계약과 다를 바 없다"며 소속사 SM 측을 향한 각종 비난의 글을 자국 사이트 및 한국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고 있다.

    특히 중국 연예전문사이트 펀쓰왕(www.feniwang.com)은 자체적으로 한경과 SM 측이 벌이고 있는 소송과 관련 네티즌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는 중국 네티즌이 무려 30%가 넘게 나왔고 "한경이 향후 독자노선을 걷길 바란다"는 의견이 그 다음을 차지했다. 결국 중국의 일부 네티즌들은 한경이 슈퍼주니어를 탈퇴하고 중국에서 활동하길 바라는 것으로 조사된 것.

    반면 국내 네티즌들은 중국과 다른 면모를 보였다. "계약 내용 중 불평등한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나 한경이 애초에 이같은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계약했다고는 믿기 힘들다"며 "이제와서 자신을 키워준 소속사에 칼을 들이대는 건 올바른 처사가 아니"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슈퍼주니어의 다른 멤버 규현은 한경의 법적 소송 문제가 불거진 직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Even a beast don't bite the hand feeds one..I can not(짐승도 먹이를 주는 손을 물지 않는다)"라는 뼈 있는(?) 서양 속담을 올려 논란을 부추겼다. 이후 자신의 글이 파장을 일으키자 자진 삭제한 규현은 "(한경이)옳은 길을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썼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 ▲ 중국 포털사이트에 한경과 소녀시대 사이에 얽힌 루머가 마치 사실처럼 보도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중국 포털사이트에 한경과 소녀시대 사이에 얽힌 루머가 마치 사실처럼 보도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중국언론 "소녀시대가 놀려서 탈퇴" 황당 주장 = 한편 "슈퍼주니어 한경이 소녀시대로부터 무시를 당해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게 된 것"이라는 황당한 보도가 중국에서 나와 국내 네티즌들을 들끓케 하고 있다.

    중국 포털사이트 无锡新传媒网(무석신전매망 www.wxrb.com)과 소후닷컴은 25~26일 보도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소송을 낸 한경이 (같은 소속사인)소녀시대로부터 마음 아픈 말을 수차례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며 "한경이 소속사를 떠나게 된 배경에는 계약의 부당함과 더불어, 2년간 끊임없이 일하다 신경성 위염에 걸렸어도 계속 무시당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 매체는 한경이 무시당한 예로 소녀시대가 '오빠! 머리를 노란 색으로 염색하면 한국인처럼 보일 줄 알아요?'라고 말했다는 발언을 들며 "만성 위염으로 인해 소속사에 휴가신청을 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내 네티즌들은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팬들간 해묵은 감정 싸움이 결국 중국 언론에까지 알려졌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중국이 험한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한경을 이용하고 있다"며 "소문에 불과한 이야기를 마치 사실처럼 다뤄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등을 앞세워 중국 내 한류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를 물먹이려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