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하는 사람을 흔히 세 부류로 칭한다. 정치꾼· 정치인· 정치가가 곧 그것이다. 정치꾼은 국가와 국민에 대해서 진실한 애정이나 사명감이 지극히 결손된 위선적 정치직업인을 뜻하고, 정치인은 직업적으로 정치에 종사하는 보통사람 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가는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의 앞날을 위하여 비록 어떤 손해를 보더라도, 치욕과 굴욕을 당하더라도 국가와 국민의 장래에 헌신하는 진실과 용기를 지닌 정치인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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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애 자유선진당 의원 ⓒ 연합뉴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지난 15년간의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김종필 조에 아슬아슬하게 패배했고 노무현 후보에게 분패(憤敗)했으며 이명박 후보에게 대패(大敗)했다. 3번 낙선한 이 총재의 세종시 관련 정치적 행보를 보면서, 아! 이회창씨가 수도분할법의 또 하나인 세종시를 고수하고 있다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비애를(?) 새삼 느끼게 됐다. 노무현이 재미 좀 봤다는 세종시를 하필이면 명석한 이 총재가 집단사표까지 써 내놓고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으니….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시츄에이션이다.

    반면에 선진당의 세종시 원안 관철 움직임에 제동을 걸면서 의원직 집단 사퇴 배수진을 과감히 물리치고 멋들어진 애국심의 마이웨이를 향해 가는 이영애 의원을 본다. 이분으로부터 정치인이 아닌 정치가다운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된다.

    100년도 안될 인생에 15년간 많은 국민이 이 총재에게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한길을 열심히 지지해 줬다면, 그것은 당락을 막론하고 가슴 찡한 이 총재의 소중한 사연일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 한나라당의 중진급 이상은 거의가 10년 정도는 이 총재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던 정치인들일 것이다. 행여 이 총재가 대통령이 되면 공천에 장관에……. 온갖 감투가 자기 머리 위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날렵하게 충성했던 그 당시 한나라당 의원 중에는 아직도 한나라당에서 열심히 ‘눈치작전’하며 차기 공천권자가 누가 될까 하며 눈을 요리조리 굴리는 명석한(?)사람도 없진않을 것 같다.

    과거 한나라당 일부 의원은 하늘도 무심(?)하게 이 후보가 대통령에 낙선했으니 때아닌 야당생활도 해보게 됐다. 그리하여 친북좌파 노무현 아래서 갖은 모욕을 느끼며 살아남기 위해 번뜩이는 눈치와 기교로 ‘나는 보수우익이 아니야’하고 외쳐대며 겨우 의원직을 유지하다가 마지막 판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승리한 덕분에 기사회생한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지난 대선 때는 박근혜 의원을 만나려고 삼고초려 하다가 문전박대 당했던 이 총재의 모습을 보고 필자를 포함해 그 얼마나 많은 애국인사와 애국논객들이 분통 터뜨리며 박 의원을 비판했던가.

    그런데 기이한 운명의 장난으로 이번에는 그 이 총재·박 의원 두 정치인의 공동 지향목표가 기막히게도 100% 맞아떨어졌다. 이 총재는 충청 지역당 정치인으로서의 이해 못할 처신)과 신념체계를 내보이고 있다. 박 의원은 자신이 야당 대표 시절 노무현에게 적극 협력해 만들어진 ‘사생아 법’세종시 원안+알파를 지켜야 된다고 주장하는 독특한 신념체계를 내보이고 있다. 두 분이 이제 ‘세종시 원안’을 위해서 한배를 탄 셈이다.

    참으로 정치는 알고도 모를 부침(浮沈)의 세계이자 추락(墜落)과 기승(起昇)이 반복되는 사바세계런가. 확실한 것은 죽기를 각오하고 애국적인 세종시 수정 선언을 한 이 의원은 정치가답게 우뚝 서 보이고, 수도분할을 위해 달리는 이 총재와 박 의원은 한국 정치 속에 부침을 계속할 보통 정치인이라는 생각을 한다 해서 누가 내게 돌을 던질 것인가.

    정치가 이영애 의원의 용기 있는 처신은 많은 정치꾼과 많은 정치인에게 주옥같은 귀감이 될 것이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