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광명성 2호'를 내달 4∼8일 사이에 발사할 것임을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하면서 동해쪽 궤도 좌표도 알렸다.

    연합뉴스가 12일 복수의 대북 정보소식통을 인용, 이같이 보도한 수시간 후 국토해양부도 "우리측에서 파견된 담당자를 통해 IMO 담당 국장에게 확인한 결과, 북한이 다음달 4∼8일 동해, 태평양 각 한 좌표상에 발사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확인했다.

    북한의 발사 시기가 통보됨에 따라 관련 국가들과 국제기구는 북한이 제공한 좌표들을 통해 발사체의 정확한 궤도 파악에 나서는 한편 발사시기 무렵 궤도 주변 육.해.공상의 안전조치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 미국, 일본 등은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장거리 미사일 기술과 구분이 어려운 이중용도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발사계획 철회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북한의 발사 강행시 유엔 안보리 제재 논의 등 대책 협의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북한이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운반 로켓 `은하 2호'로 발사하기 위한 준비사업의 일환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IMO 등 국제기구들에 "비행기와 선박들의 항행안전에 필요한 자료들"을 통보했다고 보도했으나 발사 시기 등 구체적인 통보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북한의 이러한 발사 예정 시기는 북한이 지난 8일 실시된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새로 선출된 대의원들로 제12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를 열어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함으로써 '김정일 3기체제'를 공식 출범시키는 시점 및 김일성 생일(4월15일)과 맞물린 것이다.

    북한은 광명성 2호 발사를 앞두고 또 최근 우주천체조약과 '우주물체등록협약 등 국제우주조약들에 새로 가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달 24일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의 담화를 통해 `광명성 2호'의 발사준비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한 데 이어 국제우주조약에 가입하고 발사시기 등을 IMO 등 국제기구에 사전통보한 것은 '광명성 2호'가 평화적 목적의 인공위성이라는 주장을 국제사회에 부각시키고, 자신들도 국제사회의 규범을 따르는 '정상국가'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때와 2006년 '대포동 2호' 장거리미사일 발사 때는 항공기와 선박들의 안전항행에 필요한 사전통보 절차를 거치지 않아 국제적 비난을 샀었다.

    북한의 우주발사체 발사가 확실시된 이날 오후 청와대는 정례 외교안보정책 실무조정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현재로선 발사체가 북한의 주장대로 인공위성인지 미사일인지는 알 수 없으나 "결국 같은 기술을 이용하는 만큼 시험발사 자체가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큰 위협"인 만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1718호를 위반한 것이라며 발사 계획 중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11일 방미중인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며 "미사일 발사는 목적이 무엇이라고 하든 안보리결의 위반"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 "우리는 아직 북한이 발사하지 않도록 설득 노력중"이라고 말하고 북한이 발사를 강행할 경우 "6자회담 참여국들이 안보리(회부)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미국)와 이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응책에 대해선 아직 가정적인 상황이라며 언급하지 않았다. 

    우리 군 소식통은 북한이 내달 4∼8일 사이에 로켓을 발사하는 것을 전제로 "이달 하순께 로켓을 발사대에 세우는 등 발사 준비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은 현재 로켓 조립을 사실상 끝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발사장에 세우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미군은 북한이 발사할 로켓에 대한 탐지가 가능한 이지스함 9천t급의 스테덤호와 채피호를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이유로 북한의 발사체 궤도인 동해상에 배치해 놓고 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