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분열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소위 ‘당에 매인 몸’(?)인 만큼 향후 당의 진로에 따라 자신의 거취 문제가 정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

    현행법상 비례대표 의원들은 소속 정당의 합당 또는 제명(출당)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변경했을 때에는 자동적으로 의원직을 잃게 된다. 때문에 당의 분열이 가속화될수록 거취 선택에 대한 무언의 압력을 받고 있는 셈.

    이런 고민을 반영하듯 최근 당 안팎에서는 통합신당 추진을 내세운 당 지도부가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의 의원직 유지를 위해 출당 조치시키는 등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등의 웃지 못할 얘기가 나돌기도 했었다.

    현재 열린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은 총 23명. 다수가 향후 당의 진로로 통합신당 추진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인데, 자칫 당 상황 여하에 따라서는 의원직 유지를 위해 당적을 유지하면서 실제 활동은 신당에서 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

    ‘촌극’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의원직이냐, 탈당이냐’를 선택해야 하는데 여간 고민이 깊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한 비례대표 의원측도 “지금 여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 중에 이런 고민 안하는 사람이 있겠느냐”면서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깊은 고민을 토로했다.

    이런 고민과 맞물려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은 다음 총선 때 지역구 출마를 생각하며 출마 지역을 ‘물색’(?)중인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출신지역 내지는 예상 경쟁후보가 비교적 약한 지역을 찾아 ‘고뇌’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비례대표 의원측은 “현재 총선 출마를 나설 지역구를 검토하고 있는 중에 있다”면서 “고향지역이 아무래도 좀…(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미 의원(비례대표)은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 일산에 사무실을 내고 다음 총선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또 인천부평군 초대의회의원을 비롯 인천광역시의회 2․3대 의원을 지낸 홍미영 의원은 인천 부평에 사무실을 내고 텃밭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비례대표인 김영주 의원은 서울 영등포갑에서 출마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것으로, 부산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원호 의원은 부산 북․강서을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당내 기획통으로 꼽히는 민병두 의원은 자신의 고향인 강원도와 서울을 놓고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재홍 의원도 자신의 고향인 전북 익산 출마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자신의 모교인 이리 남성중․고등학교 동문들을 대상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