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법 공판 출석, 화천대유-하나은행 컨소시엄 와해 위기 무마 의혹 전면 부인"하나은행이 어딨는지도 몰라" 진술
  • ▲ 곽상도 전 의원. ⓒ뉴데일리 DB
    ▲ 곽상도 전 의원. ⓒ뉴데일리 DB
    곽상도 전 의원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뇌물수수 혐의 공판에서 '하나은행 컨소시엄 와해 무마 의혹'을 전면부인했다. 사업에 관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컨소시엄 자체를 몰랐다는 것이 곽 전 의원의 진술이다.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4호 소유주)의 재판에서 곽 전 의원은 변론에서 분리돼 증인으로 나섰다.

    검찰이 '2015년 2월께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5호 소유주)로부터 2회에 걸쳐 대장동사업 기획을 보고받은 사실'과 관련해 신문하자 곽 전 의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정영학을 처음 만난 것은 2014년 12월 하순 변호사 사무실에서"라고 답했다.

    검찰은 정 회계사의 "2015년 당시 대장동사업을 설명하면서 사업 리스크를 얘기했더니 곽 전 의원이 '삼수갑산 가더라도 할 것은 해야지'라고 했다"는 진술을 근거로 증인신문을 이어갔다. 

    곽 전 의원은 그러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만나서 얘기한 것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진술만 반복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사업 초기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려 할 때 호반건설이 하나은행에 접촉해 이탈을 유도한 것을 막아 줬다는 의혹도 부인하며 열변을 토했다. "하나은행·컨소시엄 이런 얘기는 작년 9~10월 무렵에 알았다"며 "컨소시엄 이런 거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곽 전 의원은 또 "그 (컨소시엄) 얘기가 너무 어려워서 이해하는 데만 3~4일 걸렸다"며 "공소장 읽어봐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그러나 컨소시엄 관련한 과거 증언들을 근거로 "하나은행이 컨소시엄에 잔류하도록 부탁, 청탁하거나 영향력을 끼친 바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곽 전 의원은 "저도 참 답답하다"며 "하나은행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또 계속되는 검찰의 질문에 "왜 이런 소설 같은 얘기를 저에게 뒤집어씌우는지 궁금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당시 김정태 하나은행 회장과 친분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김 회장과 친분을 이용해 컨소시엄 와해를 무마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신문하자 곽 전 의원은 "김정태 모른다"며 "교류도 없었고 연락처도 모른다"고 답했다.

    곽 전 의원은 2013년 6월 박근혜정부 당시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며 중국 방문 일정 때 김 회장과 동행한 바 있다. 검찰도 이를 두고 "김정태 아들 문제를 증인이 해결해 줬다는 민형배 의원의 진술 기록도 있다"고 추궁했지만, 곽 전 의원은 "민정수석실은 그 건과 전혀 관련 없다. 모르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뉴데일리DB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왼쪽)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뉴데일리DB
    지난 5월25일 공판에서 남욱 변호사는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이 하나은행 김정태 당시 회장을 찾아가 컨소시엄 구성을 제안해 (화천대유와) 컨소시엄이 깨질 뻔했지만, 상도 형(곽 전 의원)이 하나은행 회장에게 전화해 막아 줬다'는 이야기를 김만배 씨에게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공판에서 김만배 씨는 "직원들이 '어떻게 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사히 마무리했느냐'고 물으면 '최순실이가 해 줬어' '검사 아버지, 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가 해줬어' 이렇게 농담했을 뿐"이라며 "인맥을 과시하기 위한 허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화천대유에 다니던 아들 병채 씨 퇴직금 등 명목으로 김만배 씨로부터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