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들이 특약매입 거래를 통해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하고 중소기업에 높은 매매 수수료를 물리는 등 [갑(甲)질 행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소속 김영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경기 안산상록을)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의 특약매입 거래 비중이 69.2%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대형마트의 특약매입 거래 비중 23.7%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일반적인 거래 방식은 [직매입 거래]로, 납품 업체로부터 상품을 매입한 뒤(반품 불가) 유통 업체가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것이다. 국내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외국의 백화점은 대부분 직매입 거래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백화점들은 [특약매입 거래]의 비중이 매우 높은데, 안 팔리면 반품하는 조건부로 물품을 외상 매입한 뒤 팔리면 판매 수수료를 공제한 대금을 납품 업체에 지급하는 방식이라 유통 업체에는 리스크가 거의 없어 불공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부 대기업 계열 대형 유통사들은 판매 수수료율 부과에 있어서 중소기업에 갑(甲)질을 하는 행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사장 이원준)은 지난해 중소기업에 29.9%의 판매 수수료를 부과했는데 이는 해외 명품에 부과한 판매 수수료 21.2%보다 8.7%나 높은 것이다.
그밖에 백화점이 입점업체에 △화재·도난보험 비용 △상품 보관 비용 △상품 멸실·훼손 비용 △매장 인테리어 비용 △판촉사원 비용 △매장관리 비용(전기·가스비 등) △광고 및 판매촉진행사 비용 등을 전가하는 행태도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지난해 "국내 백화점들이 특약매입 거래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역기능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약매입 거래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영환 의원은 공정위가 특약매입 거래를 직매입 거래로 유도하는 것보다는 입점업체의 부담을 완화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의원은 "공정위의 가이드라인 제시만으로는 거대 유통 공룡의 부당행위를 근절할 수 없다"며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들을 정기적으로 점검·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