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3차전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가 열리는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현지인들이 손흥민을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멕시코가 25일 멕시코시티 아스테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드컵 A조 3차전에서 체코를 3-0으로 완파했다. 
후반 10분 왼쪽 풀백 마테오 차베스(AZ 알크마르)가 선제골을 터뜨렸고, 6분 뒤 훌리안 키뇨네스(알 카드시아)가 한 골을 보탰다. 교체로 들어간 알바로 피달고(레알 베티스)는 추가시간에 세 번째 골을 넣었다.
3-0에 가장 신난 팀은 멕시코가 아니었다. 같은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 0-1로 진 한국이다.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32강에 갈 수 있었던 한국은 경기에서 졌고, 이를 살려준 건 체코를 잡아준 멕시코다. 고마워요, 멕시코. 
전반은 체코가 더 적극적이었다. 점유율은 체코가 52%, 멕시코가 48%였다. 전체 슛도 체코가 13개로 멕시코(11개)보다 많았다. 
선수 평점에서는 멕시코가 두드러졌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선제골을 넣은 차베스가 8.1로 가장 높았다. 쐐기골을 넣은 피달고가 7.7, 키뇨네스가 7.3을 받았다. 체코는 흘로제크가 7.0으로 팀 내 최고였다.
이날 맥시코의 전반전 명단에 따르면 한국전 선발과 비교해 5명을 바꿨다. 라울 히메네스 등 주전들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32강을 앞두고 체력을 아끼는 모습이다. 빈자리는 17세 질베르토 모라(티후아나)가 채웠다. 모라는 2002년 이후 월드컵 본선에 선발 출전한 최연소 선수다.
▲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후반 10분 루이스 로모는 체코 수비 셋을 제치고 차베스에게 공을 내줬고 차베스가 골문 왼쪽 아래로 밀어 넣었다. 22세 차베스의 멕시코 A매치 첫 골이자 첫 월드컵 골이다. 아버지 파울로 차베스도 과거 멕시코 대표로 뛰었다. 
6분 뒤인 후반 16분엔 모라의 날카로운 패스가 호르헤 산체스 앞에서 흘렀고, 키뇨네스가 가까운 거리에서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그의 두 번째 골이다. 세 번째 골은 추가시간 교체로 들어간 피달고가 로베르토 알바라도의 패스를 받아 골문 왼쪽 상단으로 감아 차며 만들어졌다. 
멕시코는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이기고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멕시코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감독은 26명 가운데 25명을 뛰게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스물여섯 명 중 스물다섯 명이 뛰었다. 작은 일이 아니다. 모두가 골을 함께 기뻐한다는 것도 작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후반 막판에는 40세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가 교체로 들어갔다. 오초아는 이번 대회로 월드컵 본선에 여섯 번 출전한 선수가 됐다. 메시, 호날두와 함께 본선 6회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멕시코 선수로는 월드컵 최고령 출전 기록이다. 월드컵 뒤 대표팀 은퇴를 예고한 그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무대였다. 
'AP'에 따르면 오초아는 경기 후 "인생이, 축구가 내게 이런 작별을 준비해뒀다. 모든 걸 완벽하게 끝맺게 해줬다. 나로서는 모든 걸 다 쏟아냈다"고 돌아봤다.
▲ 여섯 번째 월드컵에 참가한 오초아를 헹가래 치는 멕시코 선수들. ⓒ연합뉴스
같은 날 한국은 남아공에 0-1로 졌다.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멕시코전에 이어 두 경기를 내리 졌다. 손흥민을 선발에서 뺀 홍명보 감독의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홍 감독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경기 결과 아쉬운 점은 결국 감독인 "나의 책임"이라고 돌아봤다. 
남아공은 승점 4점으로 A조 2위를 확정하고 32강에 직행했다. 한국은 승점 3점에 멈춰 조 3위로 내려앉았다. 
그런데도 한국이 32강 탈락을 면한 건 멕시코 경기 결과 때문이다. 체코는 이날 멕시코를 이겨야 32강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만약 체코가 멕시코를 잡았다면 승점 4점이 돼 한국을 제치고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면 한국은 조 4위로 떨어져 탈락이었다. 체코는 1무 2패, 승점 1점으로 조 최하위에 그쳐 탈락했다.
다만 3위가 곧 32강은 아니다. 이번 월드컵은 48개 팀이 12개 조로 나뉘어, 각 조 1·2위 24개 팀에 더해 각 조 3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이 32강에 오른다. 한국은 승점 3점, 골득실 -1로 남은 조들의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멕시코는 A조 1위로 32강에 올라 현지시간 30일 아스테카에서 다음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대진상 스코틀랜드가 유력하다. 남아공은 2위로 오는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캐나다와 맞붙는다. 체코는 탈락이 확정돼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