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냈다.
조해리(28), 박승희(22), 김아랑(19), 공상정(18), 심석희(17)등 5명으로 구성된
대표팀이 울린 지난 18일의 승전보는 국민들의 눈시울을 붉히기에 충분했다.
최근 안현수 귀화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비호감] 집단으로 낙인찍힌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찾아온 한 줄기 희망의 빛이기도 했다.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 출전한
대한민국 대표팀은 4분9초498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대한민국은 1994년, 1998년, 2002년, 2006년 올림픽에 이어
이 종목에서 8년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승리의 1등 공신은 17세 소녀, 심석희였다.
초반부터 선두로 내달린 한국은 세 바퀴를 남기고
중국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심석희에게 주어진 단 두 바퀴,
그녀는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한 바퀴를 남기고 중국 선수에 바짝 따라붙은 심석희는
아웃코스로 과감히 추월을 시도해
반 바퀴를 남긴 지점에서 짜릿한 역전에 성공했다.
그녀의 초록색 스케이트를 만든 [오빠의 아르바이트]
심석희는 이날 우승을 스스로 확정짓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날 신고 달린 그녀의 특별한 초록색 스케이트에 떨어진 눈물에
국민들도 함께 울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도 울었다.
용인대학교에서 유도를 전공하는 22살의 심명석씨는 심석희의 오빠다.
지난해 3월,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설 동생을 위해
평소에 심석희가 좋아하는 색깔인 초록색 디자인의 스케이트를 선물한 건
바로 오빠 심명석씨였다.
심석희의 훈련 비용 마련에 바쁘신 부모님 몰래 낡은 동생의 스케이트를 주문한 것.
심명석씨는 휴학계를 내고 9개월 동안 햄버거 가게에서 배달을 하며
또 틈틈이 경호원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케이트 값, 220만원을 모았다.
[또 하나의 감동] 김아랑과 아빠의 파란색 1톤 트럭
심석희에게 오빠의 초록색 스케이트가 있었다면
19세 김아랑에게는 파란색 1톤 트럭이 있었다.
여기저기 움푹 파이고 흠집이 난 1999년형 <포터> 트럭.
김아랑의 아버지 김학만씨가 15년간
전국을 돌며 창틀을 설치하는 일을 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친구였다.
젊은 시절 스케이트를 좋아했던 김학만씨는
어린 시절 몸이 약했던 김아랑에게 스케이트를 권했다.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성장하는 딸에게
돈이 없어 스케이트를 그만두라고 말 할 수 없었던
아버지 김학만씨는 한 달에 2~3일만 집에 들어오며
지난 15년간 트럭과 함께 전국을 누볐다.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 10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며 이름을 알기기 시작했을 때
그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대회 1500m에서
세계랭킹 1위 심석희를 제치고 시상대 맨 위에 올랐을 때
이번 소치 동계올림픽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김학만씨의 낡은 트럭도 함께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