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3차 희망버스 동참을 요구하는 좌파세력들의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피흘리는 분당정신을 기대한다’며 호소성 압력을 가했다. 24일 김진숙 지도위원 크레인 고공농성 200일을 맞아 열리는 이른바 '희망 시국회의 200'에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 의원 18명이 참석키로 한 것도 큰 부담으로 그에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18일 최고위에서 손 대표는 “투쟁과 대화의 가운데서 중심을 잡겠다”며 균형 있는 투쟁론을 제시했다. ‘희망버스’ 좌파세력의 급진-강경 투쟁에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그는 제 1 야당 대표인 점도 강조했다. “민주당의 위상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강하지만 절제된, 선명하지만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투쟁을 위해 노력해 달라”며 한발짝 물러 나려고 했다.
그러나 나흘 뒤인 22일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진중공업 현장에서 불상사가 생기면 이명박 대통령과 한진중공업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진중공업을 향해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공권력 투입, 불법 용역을 통한 강제진압은 결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가 이처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진중공업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까닭은 좌파세력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손 대표의 동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의 측근인 차영 전 대변인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희망버스는 이명박 정권과 대화하는 손학규가 아니고 피 흘리는 손학규의 분당정신을 기대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압력을 가했다.
민주당 여성위원회도 이날 오전 유승희 위원장을 비롯한 30여 명의 시도당 위원장 등이 한진중공업 앞에서 집회를 열기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의 크레인 고공 농성 200일을 맞는 24일 한진중공업 앞에서 열리는 ‘희망 시국회의 200’에도 정동영 천정배 조배숙 최고위원, 김진표 원내대표, 홍영표 원내대변인, 김부겸 원혜영 박선숙 의원 등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 18명이 참여할 예정인 것도 그에겐 큰 부담이다.
손 대표와 정세균 최고위원은 현장에 가지 않는 대신 시국회의에서 채택할 선언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해 "정동영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현장에서 함께 잘 호흡해 달라"고 했던 역할분담론의 연장선상에서 선을 그으려는 것이다.
야권 대통합을 함께 채워나갈 야권의 시선도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은 22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손 대표가 총대를 매야 한다”고 압박했다.
심 고문은 “손 대표가 균형의 기준으로 3차 희망버스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민생실천 희망대장정의 첫 번째 장소가 희망버스가 돼야하지 않겠나”고 했다.
그는 “국회 청문회를 개최해 조남호 회장을 불러 해고를 막는데 손 대표가 총대를 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 측은 “당 차원에서 참석하는 것과 대표가 참석하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손 대표측은 현재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열기 위해 각종 불법 사례 수집을 지시, 조 회장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것으로 희망버스 동참을 대신하겠다는 전략을 택한 듯하다.
이도저도 아닌 손대표의 이런 어정쩡한 행보에 좌파세력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고, 손대표의 고민도 깊어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