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습니다, 나이지리아전 자신감 잃지 말고 멋진 골 넣어주세요"
"걱정할 필요 없어요. 당신은 최고니까요"
지난 17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B조 예선 2차전에서 안타까운 광경이 연출됐다.
전반 17분 왼쪽 측면에서 아르헨티나가 얻은 프리킥에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 차올린 공이 마르틴 데미첼리스의 키를 넘어 골문 앞에 있던 박주영의 오른쪽 다리에 맞았다. 골키퍼 정성룡이 왼쪽 다리를 쭉 뻗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0:0 상황, 하지만 골은 그대로 한국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 상대방에게 어이없는 첫 점수를 내줬다.
이후, 한국은 전반 33분, 후반 32분과 35분 줄줄이 골을 허용하며 아르헨티나에 1:4로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스카이스포츠는 "박주영의 자책골이 한국의 재앙의 시작이 됐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자책골 이후 만회의 기회를 노리며 열심히 그라운드를 뛰닌 박주영은 결국 이변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후반 35분 이동국과 교체됐다.
한국 선수가 월드컵에서 자책골을 넣은 것은 1986년 멕시코 대회 조별리그 이탈리아와 3차전 조광래(현 경남FC 감독)에 이어 두 번째. 공격수 박주영의 월드컵 첫 골이 자책골이라는 충격을 더했다.
이날 가장 운이 없었던 선수로 꼽힌 그는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과 자기 반성 등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에 그는 "인터뷰 안 합니다"라는 말만 남긴 채 재빨리 버스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성과 이영표 등 대표팀 선배들을 말 없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편, 박주성의 미니홈피에는 오전 11시 기준 11만여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해 격려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잘했다. 힘내고, 나이지리아전 잘 부탁한다", "고개 떨구지 마라", "운이 안좋았을 뿐이다", "몇년 전 청소년대회에서 나이지리아전 기적을 이끈게 생각나네요. 형은 저의 우상입니다" 등 이번 패배를 빨리 잊고 다음 경기에서의 필승을 다짐하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현재 1승 1패(승점 3점)로 그리스와 동률을 이루고 있는 우리나라는 다득점 우세 원칙에 따라 조 2위를 기록 중이다. 만일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얻는다면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몇 골차로 승리를 거두느냐에 따라 16강행이 결정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