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정부의 철도경영 정상화 대책으로 2006년 확정됐다.
서울시는 이 사업에 서부이촌동 일대를 포함시켰다.
30조원 규모의 대형 개발사업으로 확대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그러나,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시행사 부도 등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주민들에게
피해만 남기고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그간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주민, 건물주, 땅 주인들은
7년간 끌어온 이번 개발사업에 대한 책임을 서울시에게 묻고 있다.
서울시는 그간 침묵으로 일관했지만
최근 박원순 시장이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지난 1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용산구를 방문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용산국제업무지구 주민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주민간담회는 박원순 시장이 직접 주민들의 어려움을 듣고
해결책을 같이 모색하자는 취지였다.
박원순 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찬성하는 주민들과
반대하는 주민들을 따로 만났다.
서부이촌동 지역이 개발구역으로 묶이면서
상권이 붕괴돼 피해를 본 상인들과도 만남을 따로 가졌다.
문제의 핵심은 서울시의 대책방안이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은
"그냥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민감담회에는
서울시 박원순 시장,
도시계획국장, 복지건강실장, 행정국장, 비서실장, 주거재생과장 등이 참석했고
용산구청장과 부구청장, 도시관리국장(용산구청)이 배석했다.
오후 6시 30분,
박원순 시장이
효창동주민센터 대강당에서 가장 먼저 만난 이들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이었다.
개발사업에 반대한 주민들은
빠르게 구역해제를 고시해 줄 것을
박원순 시장에게 요청했다.
"빨리 구역해제 고시를 해 줬으면 한다.
코레일이 토지대금 잔금을 납부했으니
시장님이 구역해제를 결단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그런데 시장님이
이 눈치 저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우리들의
마음을 알고는 있는가?"- 지번총연합회 이복순 위원장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빠른 시일내에 구역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언제 사업 중단을 선언할 것인지는 분명히 말하지 못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주민여러분께 고통만 안기고
사실상 끝나가고 있다.서울시가 역할을 못 한 것 사실이고
제가 취임한 이후에 사태가 많이 진전돼 있었기에
구체적인 과정에 개입하고 역할을 하기가 어려웠다.누구의 책임이던간에
누가 시작했던 간에
책임은 서울시에 있고
현직시장으로 책임은 느낀다.
지정해지는 수일내에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코레일 대표가 새롭게 왔다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거나
새로운 시행사가 나타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새로운 코레일 사장과 적극적으로 대화해
빠른 시간내에 사업을 정리하도록 하겠다.
언제라고는 약속할 순 없다.다만, 약속할 수 있는 것은
- 박원순 시장
서부이촌동을 조만간 방문해
여러분들의 말을 듣으며 하룻밤 지샐 것이라는 것 뿐이다"
오후 8시.
박원순 시장은
용산구 보건분소 대강당으로 장소를 옮겨
서부이촌동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상인들은
지난 7년간 개발구역으로 묶이면서
상권이 붕괴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업이익에 큰 손상을 입고 빚에 허덕이는 상황이 된 상인들은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박원순 시장에게 적절한 보상을 요청했다.
"용산개발사업 무효가 되자 상인들은 죽을 판이다.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사람들이
날벼락을 맞고 빚에 허덕이고 있다.세입자들은
장사가 안 되기에 빚을 질 수 밖에 없고
월세로 생활비를 썼던 건물주들은
빚을 내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다.최근에는 많은 상가들이
보증금을 모두 탕진하고
서부이촌동을 떠나고 있고일부 가게들은
가스-전기-수도 등의 요금도 못 내
그나마 하던 장사도 못 하고 있다.상황이 이러한데
서울시는 그간 아무 것도 한 게 없다.박원순 시장을 만나기 위해
그간 1,000번 이상 서울시청을 방문했다.
그런데 단 한번도 자리에 있지 않았다.도대체 어디에 있었나?
이제와서 감담회를 하면 뭐가 달라지는가?서울시가
- 서부이촌동 상가 비상대책위원회 신명희 씨
개발구역으로 선정하면서 시작된 상인들의 영업손실에 대해
보상할 방안은 가지고 있는가?"
상인들은 그간 서울시 공무원을 만나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의 대답은 늘 똑같았다.
[법에 보호할 근거가 없다]고 말할 뿐
다른 대책은 늘 없었다.
상인들에게
별다른 해결책을 내밀지 못했다.
박원순 시장은
상인들에게
[꼭 다시 만나서 같이 고민하자]고 제안했을 뿐이다.
"가슴이 무겁다.
오늘 와서 직접 보니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여러 유형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진작에 와서 알아보지 못했던 것 미안하다.
그런데 오늘이라도 안 늦었다.
어찌됐든
뵙게 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좀 더 차분하게 깊이있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약속하겠다.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하실 정도까지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함께 검토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다.다른 시장이라면 이곳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 박원순 시장
9시 35분,
원효1동주민센터 다목적실에서
박원순 시장은 이날 마지막 주민간담회를 가졌다.
세 번째 간담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정상화를 간절히 원했다.
"2만명, 2천300세대가 살고 있는 서부이촌동.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주민들의 56%가 찬성했던 사업이다.국가적인 사업이고
서울시가 주관했기에 우리는 철석같이 믿었다.
또 개발한다는데 싫어 할 주민이 어디 있겠는가?박원순 시장은
이 사업 정상화를 위해
그간 무슨 노력을 했나?드림허브와 코레일과 이야기나 해 본 적 있던가?
서울시는 상황이 어렇게 되기까지 뭐 하고 있었는가?우리들은 사업을 정상화시키는 게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인 것 같다.
만약 사업을 포기한다면
- 11개구역 대책협의회 위원장 이상규.
박원순 시장은
피해를 본 주민들의 보상에 대해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주민들의 사업 정상화 요구에 대해서 즉답을 피했다.
그리고 코레일에
사업 재개의 결정권이 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딱한 상황이다.
시행사가 잘 되서 가는게 좋았던 상황이었는데...그간 서울시가 돈을 투자할 상황도 아니고
투자자를 끌어오기도 힘든 상황이었다.코레일에 새로운 사장이 오셨는데
새로운 안을 내서 여러분들의 소망처럼
이 사업을 되게 만들면 좋기는 하겠지만현재는 과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인데
코레일이 무슨 용빼는 재주를 가지고 있을까?코레일 사장과 내일부터라도
당장 전화하고 만나서 상황을 확인하도록 하겠다.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주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시작했다.이제부터는 제가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겠다.
조만간 서부이촌동으로 가겠다.잠을 자면서라도 여러분의 문제들을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고
- 박원순 시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박원순 시장은
당선 후 지금까지
<현장시장실>이라는 아이디어를 내세워
자치구를 직접 찾아가 현안을 듣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모양새를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웠다.
용산구는 18번째로 찾은 자치구였다.
이달중에 동작구가 예정돼 있고
내달 마포구에 <현장시장실> 일정이 잡혀있다.
박원순 시장은 11월까지 서울시 25개의 자치구 중
20개 자치구를 직접 방문한다.
<현장시장실>을 운영하기에
마포구가 현재 잡힌 마지막 자치구다.
그렇다면 박원순 시장의 12월 <현장시장실>은
서부이촌동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의 이같은 행보는
형식적 만남만을 내세워
다가오는 지방선거 대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많다.
말만 번드르하고
영양가 있는 정책조율이 나오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창시자인 박원순 시장은
원래 [말만 아름답게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데,
이날 용산구를 찾아서도
그것 하나만은 청산유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