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윤희성 기자]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화려한 레드카펫의 희생양이 있다면 남자배우들이다. 인지도가 있으면 몰라도 신인들의 경우는 여성에 비해 화려함이 부족하기에 주목을 받기가 쉽지 않다.
9일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사라질 뻔 했던 보석을 발견했다. 이번 BIFF에 초청된 영화 '닥터'에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신인치고는 좋은 연기를 펼친 서건우가 바로 그 보석이었다.
신인배우들에게 항상 궁금한 것은 왜 배우가 되고 싶냐는 것이다. 힘든 길을 가려는 그들의 결심에 초를 치려는 것은 아니고 기자의 호기심이 그냥 자연스럽게 발동하는 대목이다.
서건우는 어린시절부터 감수성이 남달리 예민했다고 말했다.
"어린시절 음악을 했다. 음악을 통해서 대학까지 입학했다. 그런데 어느날 연기가 하고 싶었다. 어린시절부터 남달리 감수성이 예민해서 공감능력이 뛰어났었는데 음악보다는 연기가 그 공감능력을 더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서건우는 국민대학교 예술학부에서 금관악기인 튜바를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에 연기를 배우고자 입학했다. 현재 대학원 1학기를 남겨두고 휴학을 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타고난 연기자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끼가 있다는 말보다는 노력한다는 말을 더 선호했다.
"끼요? 끼도 노력을 해야 무대에서 펼칠 수 있다. 누구보다 많이 알고 경험하는 것이 바로 그 노력의 방향이다. 이번 영화 '닥터'에서 헬스트레이너 역할을 맡았다. 4개월간 고구마와 닭가슴살만 먹고 근육을 만들었다. 케릭터를 형성하고 표현하는 것은 끼를 발현시킬 수 있는 노력이 수반되야 가능한 일이다."
서건우는 온몸으로 연기하는 배우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연극배우 강애심을 뽑았다.
"온 몸으로 연기하는 것. 혼신을 다 한다는 것을 강애심 선생님을 통해서 배운다. 영감도 많이 얻었다. 몸을 단련하는 것은 배우에게 필수적인 요소다. 꼭 영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평소에도 운동을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다. 항상 몸을 준비하고 있는 배우에게 진정한 연기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배우 서건우에게 연기는 뭔지 궁금했다.
"사람에 대한 관심, 호기심이 연기를 좋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 '닥터'에 주연을 맡은 김창완 선배는 정말 호기심이 많다. 나이가 많지만 동심을 유지하고 계신 거 같다. 저도 그런 동심을 유지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의 전공을 마다하고 새로운 길에 도전한 서건우. BIFF에서 화려한 데뷔를 알렸지만 그는 준비하는 배우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그에게 미래가 보이는 것은 어쩌면 눈이 있다면 당연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