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전경.ⓒ에르미타주 박물관
서울 상암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오는 4월 30일부터 7월 31일까지 디지털 전시 '빛으로 깨어나는 겨울궁전, 에르미타주 라이트(HERMITAGE LiGHT)'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루브르, 영국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대표 작품을 디지털 기술로 구현해 선보이는 최초의 글로벌 전시회다.

주최를 맡은 아트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 아트웍스는 이번 전시에서 원본 작품을 직접 옮기지 않고도 관람객이 마치 궁전 안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이머시브(Immersive) 방식을 도입했다. 박물관 내부 구조와 외부 공간을 그대로 재현하고, 작품을 실물 크기로 구현해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전시 작품은 약 50여 점으로 구성됐다. 주요 작품으로는 △오귀스트 르누아르 '잔 사마리의 초상' △렘브란트 '돌아온 탕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꽃을 든 성모' △클로드 모네 '건초더미와 들판 풍경' △앙리 마티스 '춤' 등이 포함된다.

문화비축기지는 1970년대까지 석유를 저장하는 1급 국가안보시설로 사용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인근 월드컵경기장 건설이 결정되면서 안전 문제가 불거졌고, 그 후 수년간 방치됐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약 470억 원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진행, 2017년 9월에 현재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정식 개장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18세기 중반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황제의 공식 겨울 거처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혹독한 겨울에도 생활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예카테리나 2세는 유럽 각지에서 미술품을 수집해 이곳에 보관하며, 황실 컬렉션의 중심 공간으로 활용했다. 박물관의 전시 동선 길이는 27km에 달하며, 레오나르도 다빈치·미켈란젤로·라파엘로를 비롯해 렘브란트, 모네, 세잔, 르누아르, 고갱, 반고흐, 마티스, 피카소, 샤갈 등 300만 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단순히 1분씩 감상해도 전체를 둘러보는 데 약 6년이 걸린다고 알려진 방대한 규모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미술 관람을 넘어 한·러 문화 교류와 경제적, 사회적 협력 확대 가능성까지 담고 있다. 전시 기간에는 러시아 문화계 핵심 인사이자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하일 피오트롭스키 에르미타주 박물관 관장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유민석 아트웍스 대표는 "한국에서 에르미타주의 해외 첫 디지털 전시를 선보이게 되어 의미가 크다"며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러시아 겨울궁전의 매력이 많은 관람객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