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부장관이

과연 제 정신인지 물어야 하겠다


李東馥  


 

류길재 통일부장관이
서울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3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서
축사를 하면서
“새 정부는
6.15 선언을 포함해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10.4 선언 등
남북간 합의를 존중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것이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아무래도 류 장관이 정신이 나갔거나,
제 정신이 아니거나,
그렇지 않다면 실성이라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도대체 그는,
자신을 김대중 정권이나 노무현 정권의 통일부장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류 장관은 축사에서
“7·4부터 6·15까지
남과 북의 합의사항을 관통하는 기본정신은 상호 존중과 평화, 호혜의 정신”이라고
덕담을 했다고 한다.

류 장관은 과연 무엇을 근거로 해서 이 같은 말을 하는지 따져서 물어야 하겠다.
도대체 누가 <6.15 선언>의 ‘기본정신’을
“상호 존중과 평화, 호혜의 정신”이라고 정의했다는 것인지
류 장관에게 따져서 물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6.15 선언>의 기본 정신을
북한이 말하는 [자주]의 정신에 입각한 [민족공조]라고 정의하고 있고
과거 김대중-노무현 두 [좌파] 정권은 이 같은 북한측의 정의를 그대로 수용했었다.
여기서는 [상호 존중]이 무시되고 있는 것은 말할 것 없고
[평화]도 보편적-사전적 의미의 [평화]가 아니라
북한이 말하는 북한식 [평화]를 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에게
“북한에 대한 미국의 핵전쟁 위협에 대한 자위적 조치”로 수용하여,
[한미공조]가 아니라 [민족공조]의 차원에서,
미국을 버리고 북한과 협조하여 대처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한미안보동맹을 해체하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안보 차원에서의 대응도 하지 말라는 주문을 담고 있는 용어라는 것을
류 장관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가를 추궁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소위 <6.15 선언> 13주년을 맞이하여
“6.15 선언 정신을 적극 이행하라”고 남측에 요구하고 있는 북측은,
스스로가 남측이 제시한 수석대표에 대해 어불성설(語不成說)의 어거지 [격](格) 시비를 벌인 끝에 <남북 당국간 회담>을 유산(流産)시킨 장본인이면서도
엉뚱하게
“북측의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한갖 (남측의) 괴뢰행정부처 장관 따위와는 상대도 되지 않는다”라는가 하면
남측 정부를 가리켜 [괴뢰패당] [괴뢰보수패당]이라는,
그리고 류 장관이 이끄는 통일부를 지칭하여
[핫치마바지]라는 막가파 식 막말로 매도(罵倒)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같은 북한을 상대로 남측의 통일부장관이 [상호 존중]이니 [호혜]니를 운운하고 있다면
그의 정신 상태가 올바른 것인지 의학적 진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아니 할 수 없다.

문제는,
류 장관이 통일부의 수장(首長)으로
과연 <6.15 선언>과 <10.4 선언>을 제대로 읽어보기나 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6.15 선언> 2항의 통일방안에 관한 합의는
사실상 남축이 북측의 소위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수용한 조항으로
이 조항 때문에 소위 <6.15 선언>은
통일 이전은 물론 통일 이후에도 [공산당]의 존재를 불법화하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위헌(違憲) 문건이 되어서
당연히 원인무효로 폐기되어야 할 문건이라는 것을 류 장관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어쩌면, 류 장관은 이번에 <6.15 남북정상회담> 1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함으로써
북한의 환심(歡心)을 사서 남북대화를 소생시켜 보겠다는 단견(短見)에서
그렇게 했을 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한 것이 사실이라면,
가령 북한이 그 같은 류 장관의 생각을 수용해서 소위 [대화]에 호응하고
그 자리에서 <6.15 선언>과 <10.4 선언>을 북한식으로 실천-이행하라고 요구하고 나섰을 때
통일부 수장의 입장에서 류 장관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결국, 14일에 있었던 류 장관의 그릇된 행보(行步)에 대해서는
임명권자인 박근혜(朴槿惠) 대통령이
그 같은 류 장관의 행보가 타당한 것이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여 이에 대한 책임을 묻든지,
아니면 대통령의 입장에서 책임을 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해 졌다고 생각된다.
류 장관 자신의 맹성(猛省)은 물론 박 대통령의 현명한 대처를 바라 마지 않는다.

이동복 /북한민주화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