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데 빨리 들어와요.
환영해요.”
이명박 대통령이 모처럼 환한 표정으로 손님을 맞았다.
재촉하는 손짓에 반가움을 담는다.
세계적 경제 위기와 대내적 문제도 유난히 많았던 한 해. 게다가 임기 마지막 해였던 이 대통령이 28일 박근혜 당선인과의 만남에서 보여준 표정은 근래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다소 추워 보이는 베이지색 정상을 입은 박 당선인이 들어오며 역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5년 전 여의도에서 치열한 경선을 벌였고, 이후 조력자 혹은 견제자로 지내온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드디어 청와대에서 만났다.
대통령과 당선인으로.
특히 이날 만남은 25년 만에 탈당하지 않은 현직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 간 첫 회동이다.
매번 대통령이 임기 말이 되면 집권 여당과 사이가 틀어지는 악습이 사라진 첫 대선이었던 셈이다.
이날 박 당선인의 방문에 이 대통령은 각별히 신경을 썼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당선인이 경호차량인 검은색 벤츠S-600을 타고 도착하고 내린 곳은 이 대통령이 출·퇴근하는 곳이었다.
외국 정상의 국빈급 방문을 제외하면 국무총리도 차를 댈 수 없는 곳.
박 당선인이 차에서 내리자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김대기 정책실장, 최금락 홍보수석 세 명이 영접했다.
청와대 측에서 박 당선인을 대통령과 동격으로 예우하고 의전에 각별히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인사를 마친 두 사람은 서로의 건강을 묻고 안부를 나눈 뒤 곧바로 민생 경제 이야기를 시작했다.
“선거 때 여기저기 다녀보면 경기가 침체돼있고, 서민의 어려움이 많은 것을 봤습니다.
강추위 속에 전력수급 등 대통령께서 세심하게 신경 써 주시기 바랍니다.”
- 박 당선인“내가 안전, 재해 등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이 대통령“어제 인수위원장을 발표했고 인수위 위원도 조만간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가능하면 차분하고 조용하게, 그것이 국민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 당선인
실제로 이날 비공개로 이뤄진 두 사람의 회동에서도 ‘민생 경제 살리기’가 주요 주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3시10부터 40분가량 진행된 회동에서 “가장 시급한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생예산 통과가 필요하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생예산이 통과돼야 국민들께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다”며 이 대통령과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민생예산 통과를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