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9일 정몽준 신임 한나라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전반적인 정국현안을 논의했다.

정 대표의 공식 취임 바로 이튿날 이 대통령이 당청회동을 가진 것은 정 대표의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에서 '정몽준 체제'에 힘을 실어주려는 배려로 풀이된다. 또 경제살리기 정책의 중단없는 추진과 정치개혁·국민통합을 위해 여당의 강력한 뒷받침을 주문한다는 의미도 엿보인다. 지난해 박희태 전 대표는 취임 후 한달이 훌쩍 지나서야 이 대통령과 첫 당청회동을 가진 바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 정 대표 취임 후 첫 당청회동을 갖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시작된 조찬을 겸한 회동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축하드린다. 당이 활기차 보여서 좋다"면서 "정 대표는 만능 스포츠맨 아니냐. 당이 젊어보인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정 대표는 "박희태 대표가 사퇴해 (대표직을) 승계하게 됐다"며 "당과 국가를 위해 사심없이 대표직을 수행해 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또 정 대표가 "앞으로 정례적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고 당 대표 뿐 아니라 당의 다른 지도부나 중진.일반 의원들까지도 대통령과 더 많이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긍정적인 사인으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약 1시간 20분간 진행된 회동에서 다른 참석자들을 물리고 정 대표와 20여분간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화두인 중도실용과 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에 여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임해달라는 특별주문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서민들은 경제가 나빠지는 것을 가장 먼저 체감하고 반면에 좋아지는 것은 제일 늦게 느낀다"면서 "정기국회에서 서민을 위한 정책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또 10월 재보선과 관련, "서민이 살기 힘들어하고 있는데 선거 얘기를 자꾸하면 서민들로서는 짜증이 난다"며 "의도적으로 분위기를 너무 띄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치논리'보다 '경제논리'를 강조한 뜻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 국장을 잘 치렀고 그것이 국민화합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으며, 배석한 장광근 사무총장도 "경제 회복, 쌍용차 문제 해결, 북한 조문사절단 방남, 중도실용 및 친서민정책 등으로 (이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간 것 같다"면서 밝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지지율과 관련해 "새로운 것은 아니고 일관되게 해온 것이 성과가 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총장은 또 "당비를 계속 내주시기 바란다"면서 새로 발급한 당원증을 전달했고, 이 대통령은 "당비를 내라고 주시는군요"라고 웃으며 받는 등 농담이 오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당원이 소속감이 있어 훨씬 나을 것"이라면서도 "당원증을 전달해 주셔서 고마운데 일은 초당적으로 할테니 이해해달라"고 말해 주위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날 회동에는 당에서 정 대표를 비롯해 장 총장, 조 대변인이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정정길 대통령실장, 박형준 정무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김해수 정무비서관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