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명이 피어나게 된 계기는 단순한 문자의 발달이나 농경의 시작이 아니었다. 식량과 자원 확보를 위해 다투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문명 발달 과정에 이러한 점들이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으나 직접적인 발단은 되지 못했다.
생존의 위기 속에서 누군가가 타인을 위해 빵을 굽고, 그것을 함께 나눈 '공익'의 시작이 문명사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는 새로운 관점의 인문서가 발간됐다.
인문 베스트셀러 '호모레퍼런스'의 저자 김문식 작가와 정창원 MBN 기획실장이 함께 집필한 '빵 굽는 철학자 - 내 안의 퍼블릭 사피엔스에게'는 인류 문명을 움직여 온 근본 동력이 '경쟁'이 아닌 '공익과 나눔'이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문명의 기원을 새롭게 해석했다.
두 저자는 이 책에서 기존 저작이 제시했던 '참조하는 인간(Homo Reference)'의 개념을 확장해,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나누는 존재인 '퍼블릭 사피엔스(Public Sapiens)'라는 새로운 인간상을 제안했다.
◆ "문명은 풍요가 아니라 생존의 위기에서 태어났다"
책의 출발점은 약 1만 년 전 튀르키예 아나톨리아 고원에 존재했던 '카라한 테페(Karahan Tepe)'다.
문자도 없고 농경도 막 시작되던 시대, 이곳에서는 수백 명이 힘을 모아 거대한 석조 구조물을 세웠고, 함께 음식을 나눈 흔적이 발견됐다. 저자들은 바로 이 장면에서 인류 문명의 진짜 시작을 읽어낸다.
왜 당시 사람들은 힘겹게 빵을 구워 타인과 나눴을까.
이 책은 인류가 여유가 생긴 뒤 나눔을 실천한 것이 아니라, 혹독한 생존 경쟁 속에서 서로를 살리기 위해 먼저 나눔을 선택했기에 문명이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 민주주의와 왕권… 같은 뿌리에서 갈라진 두 문명
'빵 굽는 철학자'는 공익의 가치가 이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한 과정을 따라간다.
저자들은 에게해 연안에서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스스로 탐욕을 제어하는 제도가 발전하며 민주주의가 싹텄고, 나일강 유역에서는 홍수를 통제하기 위해 권력을 집중시키는 왕권 체제가 형성됐다고 분석한다.
특히 흔히 노예 노동의 상징으로 알려진 이집트 피라미드에 대해서도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다. 피라미드 건설은 대홍수 시기 생계를 잃은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거대한 공공사업의 성격을 지녔다는 것이다.
또 세계 고인돌의 절반 이상이 남아 있는 한반도 사례를 통해서는 공동체가 함께 돌을 옮기며 연대를 형성했고, 그 위에 '홍익인간'이라는 철학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한다.
◆ "좋은 지도자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제도"
이 책은 과거 문명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심화되는 사회 갈등과 양극화, 민주주의 위기를 만 년 전 문명의 출발점과 연결하며 "좋은 사회는 특정 영웅이 아니라 공익을 지키는 제도와 공동체 의식에서 만들어진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저자들은 다수의 힘이 집단이기주의로 변질되고 소수에 대한 배제가 시작되는 순간 민주주의 역시 흔들리기 시작한다고 지적하며, 공익을 향한 사회적 합의가 지속 가능한 공동체의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 수년간 유적 답사… 발로 쓴 인문학
'빵 굽는 철학자'의 특징은 현장성이다.
김문식 작가는 카라한 테페를 비롯해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 차탈회위크(Çatalhöyük), 밀레토스, 에페수스, 이집트, 아테네 등을 수년에 걸쳐 직접 답사했다. 책에 실린 사진 역시 모두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기록이다.
낮은 출입구를 허리를 굽혀 지나고, 고대 극장에 앉아 철학자 탈레스가 바라봤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축적한 경험은 역사적 사실과 함께 생생한 이야기로 녹아들었다.
여기에 생화학과 관광학을 전공한 김문식 작가의 학문적 시각, 정치·경제 분야를 오랫동안 취재해 온 정창원 기획실장의 저널리즘 감각이 더해져 기존 인문서와는 다른 서술 방식을 완성했다.
◆ "오늘의 빵 굽는 철학자는 바로 당신"
저자들은 퍼블릭 사피엔스의 조건으로 '보고, 나누고, 지속하는 것'을 제시한다.
세종대왕은 백성이 글을 모른다는 현실을 보았고, 이순신 장군은 병사들의 공을 함께 나눴으며, 이름 없는 카라한 테페의 지도자는 공동체를 위해 빵을 구웠다. 시대와 환경은 달랐지만 공익을 향한 실천이라는 점에서는 하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책은 마지막에 독자에게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나는 지금 무엇을 나누고 있는가."
저자들은 그 질문 앞에 선 모든 사람이 오늘을 살아가는 또 한 명의 '빵 굽는 철학자'라고 말한다.
[사진 제공 = 미다스북스]
생존의 위기 속에서 누군가가 타인을 위해 빵을 굽고, 그것을 함께 나눈 '공익'의 시작이 문명사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는 새로운 관점의 인문서가 발간됐다.
인문 베스트셀러 '호모레퍼런스'의 저자 김문식 작가와 정창원 MBN 기획실장이 함께 집필한 '빵 굽는 철학자 - 내 안의 퍼블릭 사피엔스에게'는 인류 문명을 움직여 온 근본 동력이 '경쟁'이 아닌 '공익과 나눔'이었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문명의 기원을 새롭게 해석했다.
두 저자는 이 책에서 기존 저작이 제시했던 '참조하는 인간(Homo Reference)'의 개념을 확장해,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나누는 존재인 '퍼블릭 사피엔스(Public Sapiens)'라는 새로운 인간상을 제안했다.
◆ "문명은 풍요가 아니라 생존의 위기에서 태어났다"
책의 출발점은 약 1만 년 전 튀르키예 아나톨리아 고원에 존재했던 '카라한 테페(Karahan Tepe)'다.
문자도 없고 농경도 막 시작되던 시대, 이곳에서는 수백 명이 힘을 모아 거대한 석조 구조물을 세웠고, 함께 음식을 나눈 흔적이 발견됐다. 저자들은 바로 이 장면에서 인류 문명의 진짜 시작을 읽어낸다.
왜 당시 사람들은 힘겹게 빵을 구워 타인과 나눴을까.
이 책은 인류가 여유가 생긴 뒤 나눔을 실천한 것이 아니라, 혹독한 생존 경쟁 속에서 서로를 살리기 위해 먼저 나눔을 선택했기에 문명이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 민주주의와 왕권… 같은 뿌리에서 갈라진 두 문명
'빵 굽는 철학자'는 공익의 가치가 이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한 과정을 따라간다.
저자들은 에게해 연안에서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스스로 탐욕을 제어하는 제도가 발전하며 민주주의가 싹텄고, 나일강 유역에서는 홍수를 통제하기 위해 권력을 집중시키는 왕권 체제가 형성됐다고 분석한다.
특히 흔히 노예 노동의 상징으로 알려진 이집트 피라미드에 대해서도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다. 피라미드 건설은 대홍수 시기 생계를 잃은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거대한 공공사업의 성격을 지녔다는 것이다.
또 세계 고인돌의 절반 이상이 남아 있는 한반도 사례를 통해서는 공동체가 함께 돌을 옮기며 연대를 형성했고, 그 위에 '홍익인간'이라는 철학이 자리 잡았다고 설명한다.
◆ "좋은 지도자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제도"
이 책은 과거 문명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심화되는 사회 갈등과 양극화, 민주주의 위기를 만 년 전 문명의 출발점과 연결하며 "좋은 사회는 특정 영웅이 아니라 공익을 지키는 제도와 공동체 의식에서 만들어진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저자들은 다수의 힘이 집단이기주의로 변질되고 소수에 대한 배제가 시작되는 순간 민주주의 역시 흔들리기 시작한다고 지적하며, 공익을 향한 사회적 합의가 지속 가능한 공동체의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 수년간 유적 답사… 발로 쓴 인문학
'빵 굽는 철학자'의 특징은 현장성이다.
김문식 작가는 카라한 테페를 비롯해 괴베클리 테페(Göbekli Tepe), 차탈회위크(Çatalhöyük), 밀레토스, 에페수스, 이집트, 아테네 등을 수년에 걸쳐 직접 답사했다. 책에 실린 사진 역시 모두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기록이다.
낮은 출입구를 허리를 굽혀 지나고, 고대 극장에 앉아 철학자 탈레스가 바라봤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축적한 경험은 역사적 사실과 함께 생생한 이야기로 녹아들었다.
여기에 생화학과 관광학을 전공한 김문식 작가의 학문적 시각, 정치·경제 분야를 오랫동안 취재해 온 정창원 기획실장의 저널리즘 감각이 더해져 기존 인문서와는 다른 서술 방식을 완성했다.
◆ "오늘의 빵 굽는 철학자는 바로 당신"
저자들은 퍼블릭 사피엔스의 조건으로 '보고, 나누고, 지속하는 것'을 제시한다.
세종대왕은 백성이 글을 모른다는 현실을 보았고, 이순신 장군은 병사들의 공을 함께 나눴으며, 이름 없는 카라한 테페의 지도자는 공동체를 위해 빵을 구웠다. 시대와 환경은 달랐지만 공익을 향한 실천이라는 점에서는 하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책은 마지막에 독자에게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나는 지금 무엇을 나누고 있는가."
저자들은 그 질문 앞에 선 모든 사람이 오늘을 살아가는 또 한 명의 '빵 굽는 철학자'라고 말한다.
[사진 제공 = 미다스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