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6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법 추진에 합의했지만, 당 지도부에서는 특검 추천 방식과 수사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드러났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내 일각에서는 야당이 특검 후보를 직접 추천하지 못하게 된 데 아쉬움을 표했다. 선관위 서버 관련 의혹이 수사 대상에서 빠질 우려도 제기됐다.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어제 합의된 건 특검 임명 추천 방식에 대해서만 합의를 본 것"이라면서 "그 이후에 수사의 범위, 수사의 대상, 또 특검의 기간 이런 부분들을 언제 어디까지 할 것이냐라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특히 "어제 저희 의원총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얘기가 수사 대상과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이냐(는 것이었다)"며 당내 논의가 특검 수사 범위에 집중됐다고 전했다.
장 대표도 제3자 추천 방식을 토대로 합의안이 도출된 데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전날 오후 8시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오늘 특검법 합의를 보고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고 실망하거나 화가 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저도 너무너무 아쉽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그동안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할 특검 후보를 국민의힘이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선관위의 관리 부실과 참정권 침해 의혹을 제기해 온 야당이 특검을 추천해야 수사의 독립성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다만 장 대표는 합의 자체를 비판하기보다 국민의힘의 향후 대응에 방점을 찍으며 당내 결집을 위한 메시지를 냈다. 그는 "국민의힘이 추천할 3명의 위원이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끝까지 목소리를 내달라"고 지지를 요청했다.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관리 부실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정 원내대표, 한 원내대표,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뉴시스
앞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선관위 특검 추천 절차에는 국민의힘이 요구해 온 '야당 추천' 방식이 반영되지 않았다.
당초 특검 추천 방식을 두고 민주당은 정치권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으로 제3자 추천을 주장했다. 한국법학교수회·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대한변호사협회가 각각 특별검사 후보자 1명씩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하는 방식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이 특별검사 후보자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제3자 추천 방식은 결국 여권의 영향력이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종 합의안은 양측 요구를 절충한 형태다. 여야는 각각 3명씩 추천해 모두 6명으로 구성된 국민추천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국민추천위는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부터 각각 3명씩, 총 6명의 특검 후보를 추천받는다.
국민추천위가 이 가운데 후보 2명을 선정하면 여야 합의를 거쳐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한다. 특검의 수사 대상과 범위, 규모, 기간 등 세부 내용은 후속 협상을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합의에 나섰던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합의안이 국민의힘의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검 추천 절차에 공정성을 담보할 장치를 마련한 만큼 사실상 야당 추천 방식에 준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 추천 특검을 요구해 온 입장에서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다"면서도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특검 추천 절차는 충분히 확보했다"고 말했다.
특검 후보군을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등 외부 기관이 추천하고,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여야 합의를 거치도록 한 만큼 대통령이나 여당이 일방적으로 특검을 결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이종현 기자
다만 의원총회에서는 당 지도부의 미묘한 시각차도 드러났다. 장 대표는 현행 합의안으로는 선관위 서버 관련 의혹까지 특검 수사 범위를 넓히기 어렵다며, 합의안 추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의원총회를 마친 뒤 "장 대표뿐 아니라 다른 의원들도 수사 범위뿐 아니라 대상에 대해서도 앞으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다만 그 부분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여야가 다시 합의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졌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 합의문에는 '수사 범위와 규모, 기간 등을 추후 논의하되, 여야가 합의하여 처리한다'고만 명시돼 있다.
장 대표는 서버 관련 의혹을 수사 대상에 명시하지 않으면 특검이 서버와 선거인명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더라도 법원의 판단을 얻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중진 의원들도 같은 취지의 의견을 냈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특검조차 강제수사에 제약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여야 합의로 임명된 특검이 수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서버 의혹까지 파고들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이번 합의가 특검 추천 절차에 한정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후속 협상에서 선관위 서버 관련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특검 출범의 물꼬를 튼 뒤 후속 협상을 통해 수사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후속 협상에서 선관위 서버 관련 의혹이 수사 대상에 포함될지가 이번 합의를 둘러싼 당내 논란의 핵심 쟁점으로 남게 됐다. 수사 범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장 대표가 제기한 문제의식도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 대표는 오는 23일 경기 용인과 25일 김해·대구에서 열리는 집회를 끝으로 참정권 수호 집회 전국 순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다만 서울 올림픽공원 현장 방문은 당분간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