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 ⓒ뉴시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비판하는 검찰 내부 집단성명에 참여한 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던 박현준 검사장(사법연수원 30기)이 사의를 표했다. 그는 검찰을 떠나며 후배 검사들에게 "마음의 나침반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검사장은 전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흐려진 별빛 아래, 마음의 나침반을 따라'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지난달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검사장은 글에서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말보다 행동으로 소임을 다하는 검찰 동료들이 있다"며 "변명할 필요도, 과장할 필요도 없이 그저 소임을 다하는 여러분이야말로 흔들리는 대한민국 검찰을 떠받치는 버팀목이자 숨은 양심"이라고 적었다.
이어 "홀로 남겨진 것 같은 현실은 캄캄한 망망대해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줘야 할 별이 흐릿하거나 보이지 않아 두려움과 무력감이 엄습할 때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또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가장 쉬운 선택인 냉소주의에 빠져들곤 했다"며 "어차피 아무것도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냉소가 마음을 잠식할 때마다 가슴속 불꽃이 꺼져가는 것을 느꼈고, 냉소는 결국 우리 스스로를 무너뜨릴 뿐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 이 길을 선택했을 때 품었던 정의감과 부끄럽지 않게 살고자 했던 양심이라는 나침반을 다시 꺼내봤으면 한다"며 "마음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다시 밝게 반짝이는 별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 검사장은 지난해 11월 검찰이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하자 당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항소 포기 경위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검찰 내부 집단성명에 참여했다. 이후 올해 1월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됐다.
1971년 서울 출생인 박 검사장은 고려대 법학과 재학 중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부산지검 금융·경제전담부장, 대검 디지털수사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장, 대검 과학수사부장, 울산지검장, 서울북부지검장 등을 지낸 검찰 내 과학·금융수사 전문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