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뉴데일리DB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력경쟁채용 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더라도 합격자의 임용을 취소할 수는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21일 A씨가 선관위 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임용취소처분 무효확인 및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선관위가 경력채용 면접 과정에서 평정표를 임의로 수정한 사실 등 채용 절차상 위법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해당 선관위는 면접 시작 전 내부 면접위원들에게 평정표를 사후 수정할 것을 고려해 평정란은 연필로 작성하고 서명란에는 서명하지 말고 제출하라고 했다"며 "내부 면접위원들의 평정표 점수를 임의로 변경해 집계표를 다시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응시자 3명은 순위가 올라 임용 대상에 포함됐고, 2명은 면접 합격자였음에도 최종 임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재판부는 "면접위원들의 평정표 수정은 A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유가 아니고, A씨는 평정표 수정과 무관하게 면접 공동 4위로 합격권에 있었다"며 채용 절차상 하자의 책임을 A씨에게 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출동의를 받지 못한 합격자를 의원면직을 통해 임용한 사례가 있었고, A씨가 적극적으로 탈법행위를 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채용 절차에 일부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의 임용을 취소하는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며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지방공무원이던 A씨는 2021년 한 지역 선관위 경력경쟁채용시험에 합격해 국가공무원 8급으로 임용된 후 7급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선관위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지면서 감사원 감사가 실시됐고, 선관위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A씨의 임용을 취소했다.
선관위는 당시 선관위 상임위원이었던 A씨의 아버지가 채용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면접 평정표 임의 변경, 기존 소속기관의 전출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의원면직 후 임용된 점 등을 처분 사유로 들었다.
이에 A씨는 임용취소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고 처분 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 아버지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의혹은 경찰 수사에서도 인정되지 않았다며 임용취소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출동의 요건 적용도 일관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선관위가 A씨를 포함한 합격자 5명 모두 기존 소속기관으로부터 전출동의를 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 가운데 2명만 전출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임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A씨를 포함한 나머지 3명은 의원면직 절차를 거쳐 임용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도 지난달 선관위 경력채용으로 임용됐다가 임용이 취소된 또 다른 간부 자녀 B씨가 낸 소송에서 "부정 청탁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