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성진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왼쪽 두 번째)이 20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황성진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은 20일 성명을 내고 국방부가 사실상 육·해·공군 사관학교 폐지를 전제로 추진하는 대전 자운대 '국군사관학교' 신설 계획과 관련해 청주 성무대 공군사관학교의 의미를 부각하며 재검토를 촉구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황 회장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85년 공사가 서울 대방동을 떠나 청주 성무대에 터를 잡은 것은 항공우주 분야의 압도적인 전문성을 갖춘 정예장교를 양성하겠다는 일념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활공장·활주로·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생환훈련장 등 특성화 시설 등을 "단숨에 옮길 수도, 대체할 수도 없는 공군의 심장"이라고 규정하며 "지역적 여건과 공간의 한계로 인해 활주로나 활공장 같은 핵심 시설은 들어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생도들은 대전과 청주를 오가며 소중한 교육시간을 낭비해야 한다"면서 "막대한 세금을 들여 건물을 짓고 이전하는 대신, 그 재원으로 3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묶는 '초연결 가상 캠퍼스'를 구축하는 것은 어떠한가"라며 '미래형 가상 교육 플랫폼'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국군사관학교 예상 조감도. ⓒ국방부 제공
◆다음은 황성진 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 성명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정책결정자 여러분!
우리 공군사관학교는 시대의 요구에 맞추어 끊임없이 변화해 왔고, 미래 전장 환경에 부합한 정예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또 한 번 혁신해야 한다는 대의에도 깊이 공감합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3군 사관학교의 물리적 통합과 자운대 이전 계획에 대해서는 더 신중하고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현재 사관학교 교육 문제의 원인이 분리 운영에 있고, 그 처방이 통합이라는 생각은 본질을 놓친 안타까운 접근이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전쟁은 육·해·공군의 경계를 넘어 우주와 사이버 공간까지 연결되는 전영역 작전입니다.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하늘의 전투기가 지상의 포병과 바다의 이지스함의 눈이 되어 주는 시대입니다. 이 새로운 시대의 핵심은 외형적인 공간의 통합이 아닙니다. 각 군이 가진 '압도적인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1985년 공군사관학교가 서울 대방동을 떠나 청주 성무대에 터를 잡은 것은 오직 하나, 항공우주 분야의 압도적인 전문성을 갖춘 정예장교를 양성하겠다는 일념 때문이었습니다. 보라매의 날갯짓을 위해 산을 깎아 활공장과 활주로를 만들었습니다. 공중환경 적응훈련을 위해 항공우주의학훈련센터를 배치하고 적지로부터 생존하여 안전하게 귀환하기 위한 생환훈련장도 조성하였습니다.
기타 필수 특성화 시설을 갖추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땀, 그리고 막대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었습니다. 이 인프라는 단숨에 옮길 수도, 대체할 수도 없는 공군의 심장입니다. 만약 자운대로 학교를 통합 이전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역적 여건과 공간의 한계로 인해 활주로나 활공장 같은 핵심 시설은 들어설 수 없습니다. 결국 생도들은 대전과 청주를 오가며 소중한 교육시간을 낭비해야 합니다. 이것이 과연 우리가 지향하는 첨단 AI 시대의 진정한 개혁 방향인지 깊은 의문이 남습니다.
여러 가지 대안이 있을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진심을 담아 그 중 하나를 제안합니다. 물리적인 건물을 짓고 이전하는 데 막대한 세금을 쓰는 대신, 그 재원으로 3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묶는 '초연결 가상 캠퍼스'를 구축하는 것은 어떠합니까? 이같은 '미래형 가상 교육 플랫폼'이 만들어진다면 생도들이 캠퍼스의 경계를 넘어 상호 교류하고 전영역 작전을 함께 학습하면서 미래전장이 요구하는 정체성과 합동성을 갖춘 네트워크형 지휘관으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 합동성 강화를 명분으로 3군 대학을 '합동군사대'로 통합했다가, 원상 복구한 뼈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소통 부족과 각 군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점이 핵심 원인이었습니다. 그러한 실패를 사관학교에서 또다시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바라건대, 통합의 청사진만 보지 마시고, 그 이면에 가려진 비효율의 부작용을 함께 살펴 주십시오. 미래 전장의 핵심은 외형의 통합이 아니라, 각 영역의 전문성을 융합할 수 있는 연결입니다. 우리 군의 미래와 국가안보를 위한 현명한 결단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7월 20일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장 예비역 중장 황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