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득(왼쪽 세 번째)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는 20일 사실상 육·해·공사 폐교를 전제로 한 '국군사관학교' 창설 계획의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의 육·해·공군사관학교 폐교 및 국군사관학교 강행 창설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국방부는 지난 7월 16일 육군사관학교·해군사관학교·공군사관학교를 폐교하고 대전 자운대에 4년제 통합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하겠다는 기본계획을 발표했다"면서 "폐교·통합 강행 방침의 즉각적인 전면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 국군사관학교 예상 조감도. ⓒ국방부 제공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공동 성명서 전문
국방부의 육·해·공군사관학교 폐교 및 '국군사관학교' 강행 창설을 강력히 규탄한다.
국방부는 지난 7월 16일 육군사관학교·해군사관학교·공군사관학교를 폐교하고 대전 자운대에 4년제 통합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하겠다는 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에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는 80년간 정예장교를 길러낸 세 사관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하루아침에 짓밟으려는 국방부의 처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폐교·통합 강행 방침의 즉각적인 전면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
국방부가 내세운 통합 배경은 '자가당착'으로 사관학교 분리의 근거이다. 국방부는 인구절벽, 미래전 양상 변화, 전작권 전환, 합동성 부족을 통합의 배경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는 모두 사관학교를 없앨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더욱 충실히 유지해야 할 이유다. 병력이 줄어드는 시대일수록 정예장교의 비중을 높여야 하고, 첨단교육은 정체성 위에 더해질 것이지 이를 대체할 수 없으며, 전작권 전환을 이끌 인재는 오늘 입학하는 생도가 아니라 이미 복무 중인 영관급 장교들의 역량 강화로 준비할 사안이다.
합동성 역시 사관학교 통합이 아니라 임관 이후 보수교육과 인사 운영으로 완성됨을 국방부 스스로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네 가지 배경 모두 사관학교 폐교가 아니라 오히려 분리 존치해야 할 논리임을 우리는 단호히 지적한다.
국방부가 내세우는 '규모의 경제'와 '운영 효율성' 역시 마찬가지다. 교육의 질과 행정의 효율은 결코 맞바꿀 수 있는 값이 아니다. 대전에 국책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정예장교 양성의 터전을 옮기겠다는 발상은 일반 교육 관점에서 행정 편의와 예산 절감의 대상으로 본 편협한 관료적 발상에 불과하다.
'자운대 이전·통합'은 각 군 사관학교의 정체성을 말살한다. 사관학교는 일반 대학과 같은 학문 교육기관이 아니라 각 군의 정예 장교를 길러내는 '신분화' 교육기관이다. 현대 교육학은 공간을 '제3의 교사'라 부른다. 대전 자운대의 교육 공간은 각 군의 정체성 형성에 맞지 않다. 호국의 성지 '화랑대'를 떠난 육군사관학교는 호국정신이 없는 육사가 되고, 진해 이순신의 '옥포만'을 등진 해군사관학교는 바다가 없는 해사가 되며, 비행훈련 시설을 두고 '성무대'를 떠나는 공군사관학교는 활주로가 없는 공사가 된다. 이는 완전한 정체성의 단절이다.
세계 어느 해양 강국도 바다 없이 해군 장교를 완성하지 못하며, 어느 항공 강국도 활주로 없이 조종사를 완성하지 못한다. 3군 사관학교를 자운대 하나의 캠퍼스에 몰아넣는 순간 남는 것은 각 군의 정체성이 무너진, 그 어느 것도 아닌 교육의 하향평준화일 뿐이다.
국방부는 또한 현재 24% 수준인 민간 교수 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학문적 전문성이라는 명분으로 민간 교수 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늘리는 것은 정예 장교 양성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오히려 약화시킬 뿐이며, 사관학교의 일반대학화를 자초하는 조치로서 수준 향상을 보장할 수 없다. 정체성이라는 기둥을 세우지 않은 채 합동성이라는 지붕부터 얹으려는 시도는 필연코 붕괴가 예견된 위험한 실험에 불과하다.
국방부는 AI 졸속 '조감도' 같은 기본계획으로 국민을 기망하였다. 국방부는 자운대에 국군사관학교를 신설하면서 동시에 자운대의 기존 부대들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고 스스로 밝혔다. 자운대의 육·해·공군대학은 청주 공군사관학교 부지로 옮겨 합동군사대학과 재통합하고, 육군교육사와 종합군수학교 등은 상무대로 이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는 육·해·공사 3개 사관학교를 폐교해서 자운대로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교육 기관들을 대거 재배치하는 연쇄적 '부대 이전 도미노'이다.
국방부는 신축 캠퍼스 건설과 관련 부대의 동시다발적 재배치에 소요될 예산 규모를 아직 제시하지 않았다. 세부계획은 10월에야 나온다고 하면서 창설 방침만을 먼저 발표하는 것은 국가 재정을 어디에 얼마나 투입할지 가늠조차 하지 않은 채 결론부터 밀어붙이는 전형적인 백지수표(白紙手票) 행정이다. 기존 시설을 보강하여 활용하는 방안과 비교한 최소한의 분석조차 국민 앞에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국방부가 내놓은 허접한 AI 조감도만큼이나 졸속으로 결론을 내리고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조악한 기획안임을 방증한다.
국방부는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한 북한을 눈앞에 두고 전력 증강이 아닌, 사관학교 교육체계 해체에 올인하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정권은 유한하고 안보는 영원하다. 세계 역사를 통틀어 안보에 두 번의 기회를 허용한 사례가 없다.
이에 육·해·공군사관학교는 공동으로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하나, 육·해·공군사관학교 폐교와 자운대 통합 국군사관학교 창설 계획을 즉각 전면 철회하라.하나, 국방부는 졸속·역주행 행정을 즉각 중단하고, 군의 사기 앙양과 장교 양성교육 개선방안을 우선하여 검토하라.하나, 지록위마의 궤변으로 국민을 기망한 안규백 국방부장관과 오만불손한 망언으로 국군을 모욕한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은 즉각 국민 앞에 사과하고 사퇴하라.
우국충정에 바탕을 둔 우리의 요구를 외면할 경우 우리는 가용한 모든 합법적인 방법을 통한 저항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 발생할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무리한 안보정책을 졸속으로 밀어붙이는 정부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2026.  7. 20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 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