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과 한성숙 총리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 총리에게 "난 이제 집이 없다"며 보유 주택 매각 사실을 언급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경기 성남시 분당 아파트를 29억 원에 팔면서 매수인이 내야 할 돈의 상당 부분을 나중에 받는 방식으로 거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야당은 국민의 주택담보대출은 강하게 조여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해 놓고, 대통령 자택 매수자에게는 사실상 15억 원 가량을 빌려준 셈이라며 "꼼수 거래이자 내로남불의 극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도 대통령의 아파트 매각 방식에 대한 성토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집만 사연 있고, 대통령 집 매수자만 사정 있나"라며 "청와대는 왜 국민은 주담 대출 틀어막아 갭 매수 차단해 놓고, 대통령 집 매수자에게는 은행 대신 이 대통령 부부가 약 15억 원을 빌려줬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살며 다른 집 이사 갈 걱정 없는 이 대통령만 가능한 거래"라고 일갈했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도 "국민에게는 대출 규제의 벽을 높이 쌓아 내 집 마련도, 갈아타기도 어렵게 만들어 놓고, 대통령은 이런 방식으로 거래를 성사시킨 것이냐"며 "국민의 대출은 막아 놓고 대통령은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매각했다면, 평범한 국민에게 이런 집 팔기가 가능했겠느냐"고 했다.
이날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부부는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아파트를 29억 원에 팔았다.
소유권은 16일 매수인 2명에게 절반씩 넘어갔으며, 같은 날 이 대통령 부부 명의로 채권최고액 17억7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매수인이 잔금 일부를 나중에 갚도록 한 뒤 아파트를 담보로 잡은 이른바 '매도인 금융' 방식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집을 판 시점도 문제 삼았다. 해당 아파트는 이달 말 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을 앞두고 있어, 이 대통령 부부가 매매대금을 다 받기 전에 소유권부터 넘긴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주 의원은 "이 대통령 부부야말로 매수인에게 돈을 대주면서까지 빨리 팔지 않으면, 현금 청산될 상황이었다"며 "이 대통령이 온전히 시세 차익을 다 가져야 할 사정이 있었던 것 아닌가. 국민 앞에 매매 경위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함 대변인은 "왜 바로 이 시점에 소유권 이전을 서둘렀는지, 17억7000만 원의 근저당권은 왜 설정한 것인지 국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대통령도 국민과 똑같은 규제의 벽 앞에 서 있었는지, 대통령이 이용한 그 길을 평범한 국민도 이용할 수 있는지 답하라"고 했다.
박성훈 수석 대변인은 같은 줄기에서 "이른바 '매도인 금융'이라는 기이한 꼼수 거래가 대통령의 집 파는 과정에서 자행된 것"이라며 " 기가 막힌 꼼수 거래이자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공격했다. 
나경원 의원은 "대통령이 전대미문의 대출 규제 무력화, 부동산 매매 꼼수를 보여줬다. 은행 대출이 안 되면 매도인에게 직접 사금융을 빌리라는 기막힌 가이드라인"고 날을 세웠다. 
송언석 의원도 "이 대통령은 국민에 적용한 규제에도 자신의 거래 방식은 왜 달랐는지 설명해야 한다. 왜곡된 지금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책 실패를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자택 매매를 완료했으며, 매매는 시세보다 낮은 29억 원에 이뤄졌다"며 "1주택자로서 매각 의무는 없으나 부동산 정상화 정책의 실현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고 밝혔다. 근저당권 설정에 대해서는 "등기상 내용은 매수자의 사정에 의한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매수인들은 10월께까지 잔금을 치르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매매 계약 체결 직후인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한성숙 국무총리를 향해 "난 이제 집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28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했다.
1주택자가 새집을 사려면 기존 집을 6개월 안에 팔도록 하고, 대출을 받아 집을 사면 6개월 안에 전입하도록 해 대출을 이용한 갭투자도 차단했다. 
이 같은 정부 기조 속에서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자체 한도를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줄였다. 다만 3억 원 한도는 정부가 모든 은행에 일괄 적용한 규제가 아니라 은행의 자체적인 대출 관리 조치다. 이로 인해 서민들은 대출을 통해 집을 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매각도 그만큼 힘들어졌다. 

회원 234만명 규모의 부동산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티' 등에도 대통령의 아파트 '꼼수' 매각을 성토하는 글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네티즌은 "국민들은 은행한테 돈 못 빌리게 하고 본인은 본인이 빌려주면서 매도 한다. 국민들도 은행 가지 말고 대부업체 가라는 말이냐?"라며 비꼬았다.
또다른 네티즌은 '토허제 지역 월세낀집 근저당으로 팔아도 되겠죠?'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대통령 집 매도하는거보면서, 이 집도 근저당 걸고 팔아도 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고 했다.
'대통령의 분당 집 근저당 매매를 보며...'라는 게시글을 남긴 한 네티즌은 "아마 이번 거래를 통해 대통령 본인도 느꼈을 것이다. 부동산 담보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부동산을 단기간에 매매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이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그러면서 "자신의 집조차 매도자가 근저당을 설정하는 비정상적인 방식의 계약을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했다는 사실을 일반 국민들의 현실에 대입해 본다면 그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외 '대통령이 캐피탈 노릇을 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도덕적으로는 최악', '이거 일반이 했으면 바로 조사들어가지요' 등 격앙된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