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민음사
"좋은 여행은 끝나도 계속된다."
1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이다의 도시관찰일기', '어린이 탐구 생활'의 작가 이다가 대표작 '내 손으로, 치앙마이'를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선보였다.
2017년 출간 이후 절판된 도서임에도 재출간 요청이 꾸준히 이어진 영향이다.
'내 손으로, 치앙마이'는 여행 에세이이자 여행 가이드북이다.
활자 대신 손글씨, 디지털 이미지 대신 손그림만으로 한 권을 완성한 '내 손으로' 시리즈 특유의 형식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여행 중 남긴 메모와 그림, 영수증, 종이봉투 같은 흔적까지 책 속에 담았다. 독자는 한 사람의 여행 노트를 직접 넘겨보는 듯한 감각을 경험한다.
개정증보판은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지내며 생활인으로 머문 첫 번째 이야기와 시간이 흐른 뒤 같은 도시를 다시 찾은 기록을 나란히 엮었다.
같은 장소를 다시 걸으며 달라진 풍경을 발견하는 동시에 변하지 않은 사람들과 재회하는 과정은 관계와 시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단골처럼 드나들던 작은 식당을 다시 찾았을 때 벽에 남아 있는 자신의 그림과 사진을 발견하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인 대목이다.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여행자와 그를 기억하는 현지 사람들이 태국어와 영어를 섞어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순간은 여행이 기억의 축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책은 '치앙마이 한 달 살기'를 낭만적으로만 그리지는 않는다.
숙소 소음 때문에 밤늦게 항의 메일을 쓰는 일, 직접 만든 물건을 들고 나간 마켓에서 아무것도 팔지 못한 경험, 과속과 정체를 오가는 택시 안에서 식은땀을 흘리는 순간 등 여행의 시행착오를 유머러스하게 담아낸다.
이러한 생활 밀착형 에피소드 덕에 독자는 치앙마이에서 머문 사람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실용적인 정보도 책의 강점이다. 골목 안 작은 가게와 카페, 현지 식당, 산책 코스 등을 직접 걸으며 소개하고 지도와 생활 정보, 현지 문화, 간단한 태국어 표현도 정리했다. 독자들 사이에서는 저자의 동선을 따라 치앙마이를 여행했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내 손으로, 치앙마이'는 여행지를 소개하는 책이자 기록하는 삶을 권하는 책이다. 빠르게 소비되는 디지털 콘텐츠와 달리 한 장면을 오래 바라보고 손으로 남긴 기록이 얼마나 오래 기억을 붙잡는지를 페이지마다 증명한다.
치앙마이 여행을 계획하는 독자에게는 따뜻한 여행 안내서가 되고, 당장 떠날 예정이 없는 독자에게도 자신만의 여행 노트를 만들고 싶게 하는 책이 될 것이다.
지은이 이다 / 출판사 반비 / 576쪽 / 3만2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