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기탁금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당무 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이 대통령은 당원으로서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특정 후보를 두둔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 청와대가 상장을 주도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논란과 서울 집값 불안 등 민생 현안 해결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을 유발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당 지도부 선거에서 기탁금이 대폭 상향되고 특히 청년 후보의 기탁금은 몇 배로 늘어나 청년 후보들이 힘들어한다니 아쉽다"며 "가능하면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걸 고려해 보시면 어떨까"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의 기탁금을 각각 1억 원과 5000만 원으로 정했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2024년에는 당대표·최고위원 후보가 각각 4000만 원과 1500만 원을 기탁금으로 냈다는 것과 비교하면 부담이 큰 편이다.
원외 청년 후보는 50% 감면하지만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기탁금이 높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2001년생으로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정민철 당 정책위 부의장은 최근 개인 계좌로 기탁금 모금에 나섰다가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고 지난 18일 유튜브 방송 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친명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후 친명계이자 당대표 후보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도 높은 기탁금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 부의장이 기탁금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하자 친명 당권 주자와 대통령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특정 후보를 구하는 메시지"(최보윤 수석대변인)로 규정했다. 가뜩이나 민주당 전당대회가 친청(친정청래)계와 친명계 간 대결 구도로 치러지고 계파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당무에 개입했다는 주장이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인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노골적 당무 개입"을 언급한 사실도 다시 소환됐다. 당시 이 대통령은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 "대통령이 특정 편과 특정한 정치 세력을 편들거나 개입하면 실정법에 위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여권 일각과 야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차기 민주당 대표로 김 전 총리에 힘을 실어준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위한 환송식에 김 전 총리는 참석한 반면 정청래 전 대표가 불참한 일은 '명심'(이 대통령의 의중)을 가늠하는 사례로 꼽혔다. 
당시 친청계 이지은 전 민주당 대변인은 "우리가 윤석열을 보면서 윤석열이 누구를 찍어 당대표를 시키고 하는 것을 엄청나게 욕했는데 대통령이 지금 이걸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과 관련 "지방선거 이후 합당은 대통령의 바람"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이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에 불을 지폈다. 그는 곧바로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글을 삭제했으나 국민의힘은 "당무 개입은 민주당이 그토록 부르짖던 탄핵 사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민생보다 당내 문제에 관심을 쏟는 것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삼전닉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로 증시 급등락이 반복되고, 서울 집값도 못 잡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당원 하나 붙잡고 시비를 걸 때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5월 상장한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는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운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해당 상품 도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야권에서는 "김 실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당무 개입이라는 국민의힘의 지적에 "공직자인 당원의 당내 공직 선거 관여는 불법 당무 개입이자 선거법 위반이지만, 당원의 소속 정당 당직 선거 의견 개진은 적법하고 정당한 정당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당원으로 알려진 한 네티즌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네티즌이 X를 통해 "지금 당신은 대통령이지 민주당 당대표인지 착각하는 것 같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제가 기탁금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은 특정 후보를 편들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부를 포함한 집권세력의 청년 인식에 대해 근본적 의문을 가지게 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이날 이 대통령의 기탁금 관련 발언에 대해 "선거공영제의 취지와 청년 정치 참여에 대한 원칙적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