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가 기존 제휴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운영평가 규정 일부를 개정할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뉴데일리
3년 만에 부활한 '포털뉴스 문지기',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이하 '뉴스제휴위')가 출범 당시 약속했던 운영 일정과 평가 원칙을 잇달아 수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6월부터 운영평가를 본격 시행하겠다고 공언했던 뉴스제휴위는 시범 모니터링 기간을 예정보다 두 달 이상 연장한 데 이어, 언론사 퇴출 여부를 좌우하는 운영평가에서 이용자 신고의 영향력을 사실상 축소하는 규정 개정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직후부터 스스로 제시한 기준을 뒤바꾸는 모양새가 되면서 "심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채점 기준부터 고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정치권과 언론계 안팎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 약속했던 일정은 어디로 … '반쪽' 운영에 그친 뉴스제휴위

뉴스제휴위는 지난 2월 개최한 정책설명회에서 4월부터 신규 제휴심사(정량평가)를 진행하고, 한 달간의 시범 모니터링 기간을 거쳐 5월부터 모니터링 및 운영평가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7월 중순 현재, 신규 제휴심사(정성평가)와 기존 제휴언론사들을 점검하는 운영평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뉴스제휴위는 '반쪽'만 굴러가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말 정량평가를 끝낸 제휴심사위원회는 제휴 신청사들의 제출 기사를 객관성·공익성·균형성 등의 항목으로 심사하는 정성평가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운영평가위원회의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고 있다. 뉴스제휴위는 정책설명회에서 '기존 제휴사들을 상대로 5월부터 정식 모니터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운영평가위가 정식으로 출범한 건 지난달 무렵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시범 모니터링을 진행한 건 뉴스제휴위 사무국이었고, 운영평가위가 늦게 발족한 탓에 이 기간 뉴스제휴위 사무국이 매긴 부정평가점수(벌점)는 운영평가위의 정식 안건으로 올라오지 못했고, 당연히 해당 매체에 통보되지도 않았다.

결론적으로 뉴스제휴위는 5월부터 정식 모니터링에 들어가겠다는 약속도, 6월부터 본격적인 운영평가를 진행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본지 취재 결과 뉴스제휴위가 300명 규모의 전문가 풀단(Pool Group) 구성에 애를 먹으면서, 이 중에서 무작위로 차출하는 제휴심사위(53명)와 운영평가위(15명) 구성까지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뉴스제휴위 출범 후 사무국에 △허위사실을 담은 기사와 △과장·왜곡·선정보도 △가독성을 저해하는 기술적 문제 등을 신고하는 이용자 민원이 쇄도했는데, 이를 운영평가 기준대로 평가·심사할 경우 '제휴 계약 해지(벌점 10점)' 대상이 되는 언론사가 다량 발생해 네이버 측이 고심에 빠졌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 "국민 신고는 참고만" … 운영평가 규정 손질 움직임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에 따르면 뉴스제휴위의 정책과 각종 규정을 제·개정하는 정책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를 열고 '네이버 자체 모니터링'과 '이용자의 신고' 등으로 이뤄지는 운영평가에서 사실상 '외부 신고' 반영 비율을 대폭 낮추는 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자가 신고하는 '간접 모니터링'과 뉴스제휴위 사무국이 진행하는 '직접 모니터링'을 병용하는 현행 규정대로 운영평가를 진행하면, 상당수 언론사가 벌점 초과로 퇴출 대상에 오르기 때문에, 신고 접수된 기사들은 단순 참고자료로 돌리고 부차적으로 진행하는 네이버 모니터링을 통해 벌점 부과 대상을 가리도록 운영평가 규정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16일 자 성명에서 이 같은 내부 사정을 폭로한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네이버가 올해 만든 '뉴스 제휴 심사 및 평가 규정'의 잉크도 마르지 않았는데, 벌써 뜯어고치겠다고 한다"며 "시험은 보지도 않고 채점 기준부터 고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책위가 논의 중인 운영평가 규정 개정안은 이용자들의 신고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해석한 미디어특위는 "외부의 신고는 접수만 받고 지난 잘못은 묻지 않겠다고 한다"며 "같은 위반인데 네이버가 잡으면 벌점, 국민이 신고하면 봐주기다. 무엇을 잘못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잡았느냐로 처벌이 갈린다. 세상에 이런 규정과 심판이 어디 있나"라고 개탄했다.

◆ "심판도 네이버, 퇴출도 네이버" … 공정성 논란 확산

미디어특위는 "외부 신고는 유일하게 남은 국민의 눈이었다"며 "그 눈마저 가리면 심판대엔 네이버 혼자 남는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만약 네이버가 위반을 뻔히 알고 눈 감아버려도 제지할 방법이 없다"며 "언론사의 생존이 '규정'이 아닌 네이버의 '기분'에 달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심사도 네이버, 관리도 네이버, 퇴출도 네이버가 도맡는 '압제적 포털 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미디어특위는 "공정성·신뢰성·투명성 등의 논란으로 기존의 제평위가 해체되고, 반성한다며 만든 것이 지금의 뉴스제휴위 규정"이라며 "그 규정을 다시 제 입맛대로 주무르겠다니 올챙이 적 생각 못 하는 개구리가 따로 없다"고 비꼬았다.

네이버의 이 같은 시도는 기득권에 '철옹성'을 지어 바치는 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미디어특위는 네이버가 내세운 규정 개정의 명분은 '퇴출 방지'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규 진입이 이미 바늘 구멍인 상황이라, 퇴출까지 봉쇄하면 기존 제휴사들의 위상만 공고해지는 불공정한 포털 지형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미디어특위의 주장이다.

미디어특위는 "국민의 눈을 인위적으로 가리는 순간, 그것은 관리가 아니라 은폐고, 공정이 아니라 불공정"이라며 "국민을 심판대에서 밀어내려는 규정 개악(改惡)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