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경필 신임 법원행정처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뉴시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밀어붙이던 더불어민주당이 여론이 악화하자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당내에서조차 신중론이 확산하자 강경 일변도였던 일부 의원들도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로 견해를 선회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5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나도 보완수사권은 절대 반대한다고 얘기했는데 수정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광주 여고생 살인 피의자 장윤기 사건 등을 언급하며 "사회적 약자, 청소년, 여성, 장애인 범죄 등에 대해서는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갖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간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주장해온 박 의원이 일부 존치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박 의원은 "어제 법사위 사전 회의에서 '우리 뜻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 생각이 중요하다. 특히 여성계, 민변에서도 반대하는데 일리가 있다'고 했다"며 "보완수사권은 약자를 돕는 그런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예외조항을 두자"고 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도 숙의하라고 했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계속 법사위에서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며 "'우리가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법사위 회의에서)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내 분위기에 대해 "(보완수사권 예외조항을 허용하는 쪽으로) 잡혀간다고 본다.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국민 여론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사위에서도 범여권 위원들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완전 폐지와 일부 유지론을 놓고 설전을 이어갔다.
정부는 관련 논의를 국회에 넘겼지만 이후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기류가 바뀌면서 피해자 보호를 위한 보완 장치의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에 대해 "논의될 게 많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그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피해자 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일관된 주장"이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별도 개정안도 발의됐다. 홍기원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11명은 전날 성폭력·스토킹과 아동·노인 학대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와 일부 민생 범죄에 대해 보완수사권을 일부 유지하자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김남희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보완수사권 폐지가 마치 절대적 진리이고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것처럼 강성 당원들에게 소구하고자 하는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보완수사권의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강경론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민주당 답게! 강력한 개혁 당대표 정청래"라고 적었다. 전날에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신중해야 한다는 일부 당내 의원들의 목소리에 대해 "갑자기 왜 이런 분위기가 됐는지. 우울하다"고 했다.
또한 오는 16일에는 김준형·최민희 의원실이 국회 소통관에서 민생경제연구소·촛불행동 등 단체와 "국민이 명령한다!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하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