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투표용지 부족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 규명 및 선거 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굳은 얼굴로 앉아있다. ⓒ이종현 기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및 참정권 침해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첫 청문회에서 투표지 공개 재검표와 특검 도입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이 자리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지 인쇄 예산을 줄여 남은 돈을 직원 특별정려금으로 돌린 정황도 제기되면서 선관위의 예산 집행을 둘러싼 공세도 이어졌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조특위 제1차 청문회에는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과 위철환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등 증인·참고인 96명이 출석했다.
전·현직 선관위원과 선관위 직원을 비롯해 참정권 침해 사태와 관련한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도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출석한 증인·참고인이 100명에 육박하면서 일부 증인과 참고인은 청문회장에 입장하지 못한 채 별도 대기 공간에서 순서를 기다렸다.
이날 여야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 중인 247만 장의 투표지 공개 재검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특위 위원장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조특위 여야 간사가 특검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투표지 공개 재검표 논의의 결론을 지어야 할 때이고 독립기관이라는 이유로 외부 감시 밖에 있었던 선관위에 대해서는 공개 재검표 결과와는 별개로 특검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권도 특검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야당 간사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특검이 빨리 발족돼서 국정조사와 병행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특검이 발족하면 투표함이 압수수색 대상인데 중앙선관위가 재검표를 이유로 직원들을 진입시키면 증거물을 미리 건드리게 된다"며 "무결성을 해치고 국민 신뢰를 떨어뜨린다. 특검이 우선시되는 것이 제1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재검표'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여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민주당 당론은 즉각적인 재검표"라며 "특검이 실제로 활동하려면 한 달가량 소요된다. (야당이) 시간을 끌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특검을 통해 참정권 침해 사태 이슈를 끌고 가 정국을 장기화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도 "오늘 여야 간사가 다음 청문회 전으로 재검표 날짜를 특정해서 의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청문회에서는 선관위의 예산 집행을 둘러싼 의혹도 집중 추궁 대상이 됐다.
윤건영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하급 기관에 "사례금 항목을 특별정려금으로 세목 조정해 우선 지급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이에 따라 당초 투표지 인쇄비로 편성된 예산 일부가 선거 관리 인력에 지급하는 특별정려금 재원으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의원은 "선관위가 선거인 수의 110% 기준으로 예산을 잡은 뒤 인쇄 비율 하한을 낮췄지만 산출 기준은 수정하지 않아 약 145억 원 중 63억 원이 불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은 예산을 세목 변경을 통해 약 40억 원 규모의 특별정려금을 지급하는 데 활용했다"며 "사실상 투표지 예산이 직원 보상을 위한 재원으로 쓰인 구조"라고 짚었다.
투표지 인쇄비 절감 규모를 둘러싼 의문도 제기됐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받은 '인쇄 축소 비율 하향에 따른 단순 절감액 추계'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전국 투표지 인쇄 축소에 따른 절감액을 1억8000만 원으로 추산했다.
반면 지난해 투표용지 50% 축소 지침을 마련한 중앙선관위 태스크포스(TF) 자료에는 서울에서만 절감액이 1억7000만 원으로 계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절감액 추계가 서울 추계액과 큰 차이가 없어 산출 방식의 신뢰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50% 축소 지침을 강행하기 위해 예상 절감액을 애초에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선관위는 TF가 어떤 기준으로 추계했는지 모른다는 답변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