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성 혁신위 위원장이 오는 22일 열리는 국회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제공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이 청문회에 불참한다.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청문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22일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 운영 실태와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등을 점검하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참사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규명하기 위한 청문회를 실시한다. 
정몽규 전 축구협회장,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등 증인 13명과 박지성, 이영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등 참고인 10명이 확정됐다. 이중 선수인 손흥민과 황희찬의 참고인 신청이 철회되면서 8명이 됐다. 
북중미 월드컵 참패 후 박지성은 한국 축구 개혁의 최선봉으로 나섰다. 한국 축구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K-축구 혁신위원회(혁신위)가 출범했고, 박지성은 유승민 회장과 함께 공동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성이 한국 축구 혁신에 온몸을 던졌다. 
지난 6일 혁신위는 첫 회의를 가졌고, 13일 두 번째 회의를 마쳤다. 박지성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청문회 참석 불참 의사를 공식화했다. 
청문회가 열리는 날 박지성재단이 주최하는 '2026 박지성컵 U-12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열린다. 박지성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소년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청문회에 불참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이유도 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박지성이 청문회에서 할 말이 없다는 것. 
박지성은 청문회 불참 이유에 대해 "청문회는 참석하지 않는다. 유소년 대회도 있지만, 내가 축구협회의 어떤 일과 관련해 나가서 할 수 있는 얘기가 없기 때문에 내가 청문회까지 나가서 굳이 해야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홍명보 감독 선임 당시에도, 북중미 월드컵 참사 때도 박지성은 목소리를 냈다. 축구협회를 향해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이런 박지성의 행보가 참고인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지성은 불참한다. 박지성은 증인이 아닌 참고인 신분이다. 출석 의무가 없다. 
박지성은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고 했다. 박지성은 대표팀에서 은퇴한 후 단 한 번도 축구협회에서 일하지 않았다. 밖에서 볼 수 있는 전반적인 상황은 파악할 수 있지만, 내부의 정확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말을 아낀 것으로 풀이된다. 박지성은 축구협회 운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물이다. 
또 청문회는 스타를 따라가게 마련이다. 박지성의 등장은 청문회의 본질을 흐릴 가능성이 있다.
박지성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슈퍼스타' 중 하나다. 박지성의 한마디, 한마디가 청문회의 이슈로 올라설 것이 분명하다. 지금 중요한 건 박지성의 지적과 비판이 아니라 축구협회의 진짜 내부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그리고 이임생 이사 등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박지성이 청문회에서 말로 하는 것보다 혁신위에서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파악된다. 말로 이슈를 받기보다, 혁신위를 통해 진짜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혁신위 최전방에 나선 박지성은 일단 '제2의 정몽규' 탄생을 막았다. 정관에는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 신임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정 회장은 사퇴했고, 정관대로라면 9월 초까지 신임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지금의 체육관 간선제로 선거를 치르면 '제2의 정몽규' 탄생을 막을 수 없다. 
때문에 박지성은 혁신위에서 가장 먼저 회장 선출 규정에 손을 댔다. 
박 위원장은 2차 회의를 마친 후 "대한체육회는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 신임 회장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회원 종목 단체 규정을 개정해,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선출 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체육회는 14일부터 규정 개정 절차를 밟아 이달 내 규정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축구협회도 이에 맞춰 정관을 개정하고 선거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가장 급한 문제를 올바른 방향,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운전했다. 그 다음이 직선제, 선거인단 확정 등이다. 60일 이내 선거를 막았으니, 시간을 가지고, 제대로, 확실하게 차기 회장을 선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박지성은 항상 그래왔다. 한국 대표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캡틴' 박지성은 말로 하지 않았다. 행동으로 보여줬다. 이슈를 받는 자리에 나서지 않았다.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냈다. 그래서 박지성에게는 신뢰가 있다. 한국 축구 최대 위기인 지금, 축구 팬들이 박지성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