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훈 무소속 의원.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핵심 지지 기반인 부산·경남(PK)에서 정당 지지율이 일주일 만에 20.6%포인트 급락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최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보수·우파 지지층 이탈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에 따르면 지난 9~1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4.8%, 국민의힘은 38.1%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PK 지역의 지지율 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민주당은 PK에서 지난주 28.4%였던 지지율이 53.6%로 25.2%포인트 급등했지만 국민의힘은 53.5%에서 32.9%로 20.6%포인트 급락했다. 전통적인 보수·우파 강세 지역인 PK에서 불과 일주일 만에 양당의 지지율이 역전된 것이다.
70대 이상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5.7%포인트 상승한 43.1%를 기록했는데 국민의힘은 7.4%포인트 하락한 42.9%를 기록하며 두 정당이 사실상 동률을 이뤘다.(무선 100% 자동응답ARS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특히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PK는 한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북구을이 포함된 보수·우파의 핵심 지지 기반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렸다. 당 안팎에서는 한 의원과 친한(친한동훈)계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 의원의 지역구가 속한 PK 민심까지 흔들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거대 여당에 맞설 뚜렷한 투쟁 전략이나 설득력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윤리위원회 징계 심사를 둘러싼 계파 갈등이 이어지는 등 내부 주도권 다툼에 매몰된 모습이 보수·우파 지지층의 피로감을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자신의 분칠을 위해 다른 사람을 모해까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을 경계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는 한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 의원은 최근 이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잇달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6·3 선거 당시 선거운동 중 피습 자작극을 벌인 의혹을 받는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를 언급하면서 "경찰과 개혁신당은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밝히고 선거 전에 알았다면 부산시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표는 당시 기자들에게 "전혀 몰랐다"며 "한 의원이 거기에 대해 계속 언급하는 이유는 다른 정치적 이유일 것이라 생각한다. 원래 직업이 뭔지 알지만 그런 식으로 삐딱한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맞받았다.
안 의원도 국민의힘 복당 의사를 거듭 내비치고 있는 한 의원의 복당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안 의원은 추경호 대구시장의 국회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 재판에서 한 증언을 두고 한 의원이 "선후관계를 뒤집어 왜곡하려 한다"고 반박하자 복당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 의원을 향해 "국민의힘에 얼씬도 하지 말라. 복당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한 의원이 복당한다면 당이 어떻게 혼란에 휩싸일지 그 예고편을 목격할 수 있었다"면서 한 의원의 복당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안 의원은 또 "본인(한 의원)의 서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사실을 증언한 동료 의원을 공격해도 되고 국민의힘이 '내란정당'으로 몰려도 상관없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러한 당내 갈등의 배경에는 한 의원을 엄호하는 친한계 의원들의 행보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뉴데일리에 "당이 싫으면 나가면 된다. 근데 나가지는 않으면서 불평 불만하고 내부 총질만 하고 있지 않냐"면서 "진짜 당 시끄럽게 하는 건 친한계"라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친한계 좌장으로 꼽히는 당내 최다선(6선) 조경태 의원은 최근 장동혁 대표를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 박덕흠 의원을 당론으로 선출했으나 조 의원이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박 의원을 낙선시켜 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리위원회에 제소됐다.
이후 조 의원은 장 대표를 윤리위에 맞제소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그는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에서 패배하고도 책임지지 않는 지도부의 무책임과 바른말을 하는 동지들을 탄압하는 독선과 독재가 당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며 "당의 생존과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해 윤리위원회가 장 대표에 대한 제명 및 출당 처분을 결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같은 친한계인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장 대표는 리더를 그만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한계를 비롯한 비당권파로 구성된 당내 의원 모임 '대안과미래'도 연일 조찬 회동을 이어가며 장 대표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대안과미래' 모임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조찬모임 뒤 기자들에게 "지방선거 참패 후 반성과 성찰을 통한 통합과 포용의 덧셈 정치를 하지 않고 다시 징계 정치를 재개한 것은 정적 제거,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평론가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장 대표와 한 의원의 관계에 대해 "헤어지는 과정에서 분당이든 신당이든 여러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대표는 13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 명당'과 인터뷰에서 "한 의원을 복당 안 시키겠다는 건 민심을 거역하고 윤석열 내란 수괴편에 서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나는 한 의원에게 창당을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