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030 여성의 표심은 특정 정당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이번 6·3 서울시장 선거에서 상당수 20~30대 여성은 민주당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 과거와는 분명 다른 흐름이었다. 기자는 그 이유를 통계가 아닌 사람에게서 찾기로 했다. 서울에서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20~30대 여성 30명을 직접 만났다. 이들이 가장 많이 꺼낸 단어는 '공정'과 '주거'였다. 취업과 내 집 마련이 표심과 어떻게 맞닿아 있었는지 두 편에 걸쳐 살펴본다.
"청약에 당첨됐을 때만 해도 내 집이 생기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출 규제 강화로 잔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김모(31)씨는 지난해 생애 첫 청약에 당첨됐지만 입주를 앞두고 자금 마련 문제에 부딪혔다.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당초 계획했던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수천만 원의 잔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계약을 포기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김씨는 이번 6·3 서울시장 선거에서 표심을 가른 결정적인 이유로 주거 문제를 꼽았다. 그는 "투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무주택자로서 집 한 채를 마련하려는 건데 청년 실수요자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청약 당첨의 꿈도 잠시 … 막힌 내 집 마련의 길
김씨의 사례는 일부 응답자만의 경험이 아니었다. 기자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20~30대 여성 30명을 인터뷰한 결과, '주거·부동산'은 '공정'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였다. 이념을 말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2030 여성들이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다'고 느끼는 배경에는 집값과 소득 사이의 격차가 있다. 2026년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 평균가격은 전용면적 84㎡ 기준 13억7710만 원으로, 전달보다 1억 원 넘게 올랐다. 반면 통계청의 '2024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결과'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자의 월 중위소득은 288만원에 그쳤다. 집값 상승 속도를 소득 증가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청년층의 내 집 마련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청약에 당첨됐을 때만 해도 내 집이 생기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출 규제 강화로 잔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어졌습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김모(31)씨는 지난해 생애 첫 청약에 당첨됐지만 입주를 앞두고 자금 마련 문제에 부딪혔다.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당초 계획했던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수천만 원의 잔금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계약을 포기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김씨는 이번 6·3 서울시장 선거에서 표심을 가른 결정적인 이유로 주거 문제를 꼽았다. 그는 "투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무주택자로서 집 한 채를 마련하려는 건데 청년 실수요자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청약 당첨의 꿈도 잠시 … 막힌 내 집 마련의 길
김씨의 사례는 일부 응답자만의 경험이 아니었다. 기자가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20~30대 여성 30명을 인터뷰한 결과, '주거·부동산'은 '공정'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였다. 이념을 말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2030 여성들이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다'고 느끼는 배경에는 집값과 소득 사이의 격차가 있다. 2026년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 평균가격은 전용면적 84㎡ 기준 13억7710만 원으로, 전달보다 1억 원 넘게 올랐다. 반면 통계청의 '2024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결과'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자의 월 중위소득은 288만원에 그쳤다. 집값 상승 속도를 소득 증가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청년층의 내 집 마련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부담은 청년층 전반에서 확인된다. 국무조정실 '2025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관심사 1순위는 일자리, 2순위는 내 집 마련이었다. 특히 필요한 주거 정책으로 '주택구입자금 대출 지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비용 지원보다 자산 형성과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정책이었다. 이는 청년 여성들이 주거 문제를 비용이 아닌 미래 설계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배경과 맞닿아 있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청년들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이모(36)씨는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를 계획했다가 접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방안이 막혔기 때문이다. 회사원 박모(33)씨도 "월세와 생활비를 내면 저축할 여력이 크지 않다"며 "부모 지원 없이는 내 집 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청년들의 자산 형성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이 13억 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규제지역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까지 적용된다. 연소득 1억 원 직장인의 주택담보대출 가능액도 약 5억 원 수준에 그쳐 소득만으로 서울 아파트를 사기에는 쉽지 않은 구조다.
문제는 집값 상승만이 아니었다. 노력과 소득만으로는 자산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박탈감, 이른바 '사다리가 끊겼다'는 인식이었다. 실제 청년층의 주거 안정성도 낮다. 국토교통부 '2023년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40세 미만 가구주의 자가점유율은 24.1%로 40대(58.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주거 불안의 출발점으로 2020~2021년 집값 급등을 꼽았다. 송모(35)씨는 "당시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열심히 일하면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무너졌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고 했다.
다만 이들의 선택이 특정 정당에 대한 고정된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김모(27)씨는 "오세훈 후보를 특별히 지지해서 선택한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청년들의 주거 불안과 자산 형성 문제에 더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면 무조건 뽑겠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청년들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이모(36)씨는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를 계획했다가 접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방안이 막혔기 때문이다. 회사원 박모(33)씨도 "월세와 생활비를 내면 저축할 여력이 크지 않다"며 "부모 지원 없이는 내 집 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청년들의 자산 형성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이 13억 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규제지역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까지 적용된다. 연소득 1억 원 직장인의 주택담보대출 가능액도 약 5억 원 수준에 그쳐 소득만으로 서울 아파트를 사기에는 쉽지 않은 구조다.
문제는 집값 상승만이 아니었다. 노력과 소득만으로는 자산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박탈감, 이른바 '사다리가 끊겼다'는 인식이었다. 실제 청년층의 주거 안정성도 낮다. 국토교통부 '2023년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40세 미만 가구주의 자가점유율은 24.1%로 40대(58.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주거 불안의 출발점으로 2020~2021년 집값 급등을 꼽았다. 송모(35)씨는 "당시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열심히 일하면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무너졌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고 했다.
다만 이들의 선택이 특정 정당에 대한 고정된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김모(27)씨는 "오세훈 후보를 특별히 지지해서 선택한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청년들의 주거 불안과 자산 형성 문제에 더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면 무조건 뽑겠다"고 말했다.
◆ 집값 급등·대출 규제 … "자산 형성 사다리 복원해야"
6·3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난 2030 여성의 선택을 '보수화'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인터뷰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자산 형성에 대한 욕구, 공정 불신, 여성 의제에 대한 아쉬움 등 다양한 이유를 꺼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응답자들 역시 "심판과 지지는 별개"라며 "이번 투표는 과거 정권에 대한 평가보다 당장의 삶을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말했다.
응답자들이 집값 급등 시점으로 꼽은 시기에는 실제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후 정권이 바뀐 뒤에도 청년층이 느끼는 주거 부담은 크게 줄지 않았다. 청년·신혼부부 대상 주거 지원 확대와 주택 공급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체감할 만한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최근에는 고금리와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에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마련의 어려움도 이어졌다.
이 같은 주거와 자산 문제를 둘러싼 유권자의 인식은 서울 전체 선거 구도에서도 확인됐다. 정원오 후보가 다수 자치구에서 안정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오세훈 후보는 강남3구와 용산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집중적인 지지를 확보하며 이겼다.
전문가들은 2030 여성 표심이 '어느 정당인가'보다 '내 삶이 나아질 수 있는가'라는 현실적 질문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2030 남성과 여성을 더 이상 진보와 보수 같은 이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특히 30대는 주거와 부동산, 일자리 등 삶의 조건을 기준으로 투표를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혁하고 자산 형성의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안병진 경희대학교 교수는 "청년층이 느끼는 핵심 문제는 내 집 마련의 사다리가 끊겼다는 절망감"이라며 "서울을 중심으로 많은 유권자들이 자산 형성의 기회를 잃고 전월세 부담까지 커지는 현실을 정치권이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6·3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타난 2030 여성의 선택을 '보수화'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인터뷰에 참여한 유권자들은 자산 형성에 대한 욕구, 공정 불신, 여성 의제에 대한 아쉬움 등 다양한 이유를 꺼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응답자들 역시 "심판과 지지는 별개"라며 "이번 투표는 과거 정권에 대한 평가보다 당장의 삶을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말했다.
응답자들이 집값 급등 시점으로 꼽은 시기에는 실제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후 정권이 바뀐 뒤에도 청년층이 느끼는 주거 부담은 크게 줄지 않았다. 청년·신혼부부 대상 주거 지원 확대와 주택 공급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체감할 만한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최근에는 고금리와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에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마련의 어려움도 이어졌다.
이 같은 주거와 자산 문제를 둘러싼 유권자의 인식은 서울 전체 선거 구도에서도 확인됐다. 정원오 후보가 다수 자치구에서 안정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오세훈 후보는 강남3구와 용산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집중적인 지지를 확보하며 이겼다.
전문가들은 2030 여성 표심이 '어느 정당인가'보다 '내 삶이 나아질 수 있는가'라는 현실적 질문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2030 남성과 여성을 더 이상 진보와 보수 같은 이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특히 30대는 주거와 부동산, 일자리 등 삶의 조건을 기준으로 투표를 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혁하고 자산 형성의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안병진 경희대학교 교수는 "청년층이 느끼는 핵심 문제는 내 집 마련의 사다리가 끊겼다는 절망감"이라며 "서울을 중심으로 많은 유권자들이 자산 형성의 기회를 잃고 전월세 부담까지 커지는 현실을 정치권이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