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브라위너를 포함한 벨기에 황금세대가 북중미 월드컵 8강에서 스페인을 넘지 못했다.ⓒ연합뉴스 제공
2010년대 중반부터 벨기에 축구에 '황금시대'가 열렸다. 
벨기에 출신 선수들이 유럽 축구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유럽 정상급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황금시대를 이끈 황금세대가 등장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에당 아자르, 케빈 더 브라위너, 로멜루 루카쿠, 티보 쿠르투아, 악셀 비첼 등이었다. 
이들이 모인 벨기에는 강한 힘을 발위했고,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에 오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들이 모여 나선 첫 월드컵은 2014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는 8강까지 올라서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8강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0-1로 패배했다. 벨기에를 잡은 아르헨티나는 결승까지 올라섰다. 
최고 전성기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이었다. 주축 선수들이 전성기를 달리던 시절. 많은 전문가들이 벨기에를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벨기에가 우승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다. 
벨기에는 거침없이 질주했고, 4강을 달성했다. 4강에서 프랑스에 0-1로 졌다. 벨기에를 잡은 프랑스는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최고의 시기에 우승컵을 놓친 벨기에. 이후 하락세를 겪어야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F조 3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맛봤다. 모두가 벨기에 황금기는 끝났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벨기에의 전설들은 전진을 멈추지 않았다. 아자르는 대표팀을 떠났지만 더 브라위너, 루카쿠, 쿠르투아, 비첼 등은 대표팀에 남았다. 그리고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인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나섰다. 
G조 1차전에서 뉴질랜드를 5-1로 대파하며 시원한 출발을 알린 벨기에. 이어 이란과 0-0, 이집트와 1-1로 비기며 32강에 진출했다. 세네갈을 3-2로 격파한 벨기에는 16강에서 개최국 미국을 4-1로 완파하며 8강에 진출했다. 
8강도 놀라운 성적이다. 벨기에 황금세대 스타들이 전성기에서 내려온 시점에서 이런 성적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예상을 뒤집고 8강까지 올라섰다. 
8강 상대는 우승 후보 스페인. 모두가 스페인의 완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벨기에는 이 예상도 뒤집었다. 벨기에는 저력을 드러냈다. 주도권은 스페인이 가져갔지만, 벨기에는 물러서지 않았다. 버티고, 또 버텼다 
더 브라위너와 쿠르투아는 선발 출전했다. 루카쿠와 비첼은 후반 교체 투입. 전반 30분 파비안 루이스가 선제골을 넣었다. 벨기에는 물러서지 않고 전반 40분 동점골을 넣었다. 샤를 데 케텔라에르의 헤더가 스페인 골문을 찢었다. 
이 골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무실점을 이어오던 스페인에 안긴 첫 번째 실점이었다. 벨기에의 저력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다. 
이후 경기는 팽팽했다. 스페인이 아무리 공격해도 벨기에는 골문을 내주지 않았다. 스페인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벨기에는 큰 위기를 맞이했다. 후반 25분 쿠르투아가 부상으로 빠진 것이다. 벨기에의 상징적 골키퍼의 이탈. 벨기에는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대신 출전한 골키퍼 세네 라멘스는 A매치 경험이 3경기에 불과했다. 또 다리에 경련이 일어난 더 브라위너도 후반 41분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쿠르투아의 공백은 결국 벨기에의 패배로 이어졌다. 후반 41분 파우 쿠바르시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라멘스는 이 공을 무리하게 잡으려 했다. 그러다 공을 놓쳤고, 미켈 메리노가 재차 왼발로 슈팅하며 골을 기록했다. 경험이 부족한 골키퍼의 한계였다. 쿠루투아가 있었다면 달랐을 것으라는 아쉬움을 남긴 장면.
결국 벨기에는 1-2로 패배하며 북중미 월드컵을 마쳤다. 
벨기에 황금기를 이끈 전설들도 마지막 월드컵일 가능성이 크다. 더 브라위너는 35세다. 한국에도 많은 팬들 보유하고 있는 슈퍼스타다. 한국 축구 팬들은 그를 '김덕배'라 부른다. 덕배는 A매치 125경기 38골을 기록했다. 
33세의 루카쿠는 A매치 132경기 93골, 34세 쿠르투아는 A매치 116경기, 37세 비첼은 A매치 140경기 12골을 신고했다. 
벨기에 역대 A매치 2위가 비첼, 3위가 루카쿠, 6위가 더 브라위너, 7위가 쿠르투아다. 득점에서는 루카쿠가 압도적 1위다. 2위가 더 브라위너다. 
이들은 다음 월드컵을 확실하게 기약할 수 없는 나이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벨기에 황금시대의 '종말'을 알린 월드컵이었다. 세계를 흔들었지만, 끝내 정상을 차지하지 못한 불운의 황금세대. 그럼에도 그들은 마지막까지 강렬했고, 세계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자격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