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 ⓒ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사건이 징역 7년 확정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판결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을 둘러싼 사건 가운데 처음으로 나온 대법원 확정 판단이다. 
특히 대법원이 대통령 불소추 특권의 범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권, 체포영장 집행의 적법성까지 인정하면서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제기된 핵심 법리 논란도 상당 부분 정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범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 법원. ⓒ뉴데일리DB
◆ 대법 "재직 중 수사 가능" … 공수처 수사권도 인정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윤 전 대통령과 특검 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단순히 체포영장 집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했는지 여부에 그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수사 단계부터 대통령 불소추 특권, 공수처의 수사권과 관할권, 군사상 비밀장소에 대한 영장 집행 가능성 등을 문제 삼아왔다.
다만 대법원은 "대통령 불소추 특권이 재직 중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취지는 아니"라며 "수사가 대통령의 공무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의 권위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법상 대통령이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규정이 수사기관의 수사 개시와 강제수사까지 모두 차단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취지다.
또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며 "두 혐의는 중간 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연결되므로 직접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공수처의 수사권도 인정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2025년 1월 공수처가 청구한 체포영장 집행을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는 12·3 비상계엄 선포 전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회의 소집을 알리는 방식으로 국무회의 외관을 갖춘 후 소집 통지를 받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도 포함됐다.
계엄 해제 이후 허위 계엄선포문을 작성 및 폐기하고 해외홍보비서관에게 계엄 관련 허위 공보를 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16일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행위에 대해 "권력을 남용해 경호처를 사병화했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지난 4월 29일 "대통령 책무를 저버렸다"고 질타하며 "경호처 공무원을 사병같이 사용했다"면서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체포방해 관련 혐의 판단을 유지하면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이 이날 원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징역 7년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 대법원. ⓒ뉴데일리DB
◆ 공수처 "법치주의 확인" … 尹 측 "재판소원으로 다툴 것"
선고 직후 공수처는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이번 판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공수처는 "이번 판결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의 최고 책임자와 관련한 사건 가운데 처음으로 내려진 대법원의 확정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의 수사권과 관할권, 체포영장 집행의 적법성에 관한 여러 쟁점에 대해서도 사법부가 최종적인 판단을 내렸다"며 "그동안의 수사 절차와 권한에 관한 사법적 판단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공수처는 "이번 판결은 특정 개인에 대한 형사책임을 확정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형사사법 절차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작동해야 한다는 법치주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중대한 사건을 충분한 심리 없이 종결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대리인단은 대통령 불소추특권의 범위, 공수처 수사권, 군사상 비밀장소 압수수색,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의 직권남용죄 성립 여부 등이 기존 대법원 판례와 충돌하는 중대한 법리 쟁점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헌법 제84조가 보장하는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특권 범위에 재임 중 강제수사가 허용되는지 여부는 고도의 헌법적 쟁점"이라며 "공수처법상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관련 범죄라며 수사를 강행한 것은 법률유보원칙의 전면 부인"이라고 했다.
또 군사상 비밀장소 압수수색과 관련해 "형사소송법상 강행규정을 왜곡해 영장주의의 본질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와 외신 공보 지시, 경호처의 경호·보안 조치에 직권남용죄를 적용한 것도 기존 판례 취지에 반한다고 했다.
대리인단은 "국가 권력 구조와 국민의 기본권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헌법적 쟁점이 다수 있는 사건인 만큼 전원합의체에 회부돼 심도 있게 다뤄졌어야 한다"며 "재판소원 등 헌법재판 절차를 통해 이번 판결의 위헌성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12·3 비상계엄 관련 다른 사건에도 일정한 기준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건 법무법인 건양 변호사는 "발부된 영장은 집행이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일반 사건에 비해 형이 중하다고 생각되는 측면은 있다"고 전했다.
조상규 법무법인 로하나 변호사는 "법원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2심에서 대폭 감형하는 등 내란 사건에 대해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체포 방해 사건은 법원에서 발부됐던 영장집행을 방해했다는 사실 때문에 엄중처벌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재판소원 등 후속 절차를 예고한 만큼 대통령 불소추특권과 공수처 수사권, 직권남용죄 적용 범위를 둘러싼 헌법적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